20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16일 고용부 장관에게 농업 이주노동자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으며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공공기숙사 설치 등 지원대책을 강구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사업주가 근로기준법 43조에서 규정하는 임금 전액 지급 원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숙식비 선공제를 법령으로 금지하고 실제 이주노동자에게 제공되는 주거환경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합리적인 숙식비 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했다.
이 사건을 진정한 이주노동자 기숙사산재사망 대책위원회는 지난 2020년 12월 20일 기숙사에서 사망한 이주노동자의 사인 중 하나로 열악한 기숙사 환경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동료 이주노동자 4명을 해당 사건이 발생한 기숙사에 그대로 거주하게 하는 것은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정부도 고인의 기숙사 내 사망 이후 지난해부터 사업주가 비닐하우스 내 가설건축물을 기숙사로 제공할 경우 신규 사업장의 고용 허가를 불허하는 등 주거대책을 수립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이주노동자 의존도가 높은 농촌 현실상 언어적 한계와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들은 가설건축물을 숙소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사업주에게 개선을 요구하지 못하거나 요구해도 무시되는 사례가 여전히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고용부의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환경 실태조사 및 법·제도 개선방안 마련'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들에게 농지 등에 설치한 컨테이너, 조립식 패널, 비닐하우스 내 시설 등 가설건축물이 숙소로 제공되는 경우가 70% 이상이다. 사업주가 이주노동자의 숙식비를 임금에서 선공제하는 경우도 77.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거 환경 개선에 따른 부담이 농업 이주노동자와 현장의 농가에 전가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서 단계적으로 이주노동자 전용 공공기숙사를 설치하는 등 지원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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