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발생한 신당역은 일주일이 지난 21일 저녁, 언제 잔혹한 사건이 일어났냐 싶은 듯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붐볐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바로 신당역 여자 화장실 앞은 피해자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피해자를 애도하는 글이 담긴 포스트잇과 각종 물품들이 자리를 채웠다. 눈시울을 붉히며 조용히 묵념하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꾸준히 이어졌다.
벽에 가득 붙어있는 쪽지를 찬찬히 읽으며 눈물을 훔치던 김모씨(여·28)는 "신당역에서 약속이 있어서 오는 길에 들렸는데 마음이 너무 안좋다"며 "스토킹 처벌이 너무 약한 것 같아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런 스토킹 범죄가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며 "너무 슬프다"고 덧붙였다.
한켠에서 쪽지에 글을 쓰던 박모씨(여·29)는 "같은 여자이자 나이대도 비슷한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저에게도 언제 위협이 닥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곳은 여성 안전 화장실인데다 도심 한복판이다. 말은 하지만 스토킹 범죄와 불법촬영 범죄에 관해서 실질적으로 변한 것은 없고 대책들은 그냥 보여주기식인 것 같다"고 한탄했다.
이밖에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강남역 살인사건이 많이 떠올랐다" "스토킹범죄와 관련해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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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구나"… 포스트잇 속에 담긴 다양한 추모글━
다른 쪽지에는 "오늘 드릴 꽃을 사려고 꽃집에 들렀는데, 사장님께서 돈을 안 받으시겠대요. 가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을 같이 한다고 하셨어요. 온 마음을 다해 더 아파하고, 더 힘낼게요. 편히 쉬세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장에서 아내와 함께 유심히 쪽지를 보던 오모씨(남·43)는 "뉴스에서 사건을 접했을 때 말도안되는 사건이 일어나서 피해자가 또 생기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 말로 표현을 못할 정도였다"며 "한편으로는 이번 사건으로 정부가 이 같은 범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이런 사건으로 인해 처벌 규정이 더 엄격하게 돼야 할 것 같다"며 "사건을 통해 스토킹 범죄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더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당역에서 근무하는 여성 A씨는 "사건 당일에 휴가였기에 나는 당시 역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 있던 직원들 중에는 트라우마로 인해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은 사람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스토킹 범죄의 표적은 누구라도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달라지는게 없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다. 스토킹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 이번에도 마련되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분노는 단지 신당역으로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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