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타고 다닐 관용차를 임대하는 과정에서 의회 승인 없이 임차료를 지불한 데 이어 신규사업인 것처럼 속여 예산을 올렸기 때문이다.
결국, 자치행정국장을 포함해 기획예산담당관, 회계과장 등이 의회에 출석해 "꼼꼼하게 챙겨보지 못하고 예산을 편성했다. 깊이 있게 고민하고 결정을 해야 했는데, 잘못됐다"며 공무원이 시장에 대한 과잉충성을 인정하며 일단락됐다.
민선8기가 시작되면서 백 시장이 그간의 행정 경험으로 포천의 넓은 화원을 "더 큰 포천 더 큰 행복"으로 더 아름답게 가꾸어줄 일꾼이 되리라 믿는 시민이 많았다.
이번 일로 백 시장의 그동안 소통과 규제개혁 등 적극적인 행보에 대한 희망의 씨앗을 뿌려온 터라 시민들이 적지 않는 실망감을 안겨 줬을 것이다.
백 시장은 주무관, 읍장 등 말단 공무원에서 출발하여 시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立志傳的)인 인물이다. 백 시장의 공무원 시절에는 '윗분에게 알아서 잘하는 사람이 일 잘하는 공무원'이었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그래서 시대의 변화를 모르고 아부 충성으로 칭찬받으려는 공무원들은 과감히 엄단해야 한다.
백 시장은 당선 후에는 탁월한 유머 감각 등 특유의 친화력과 대민 포용의 마인드로 어느 곳에 가더라도 박수부대까지 몰고 다닌다. 지난 폭우 때 휴가 중 복귀하여 안전상황실을 진두지휘하는 위기에 대응 능력까지 보이면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는 중이었다.
민선8기 100일을 앞둔 시점에서 아쉬운 점은 시장의 능력을 논하기에 앞서 공무원 구성원의 역량에 더 큰 문제 있어 보인다. 아울러 무조건적인 지지와 박수부터 보내는 정치 팬덤화도 우려되는 모습이다.
그래서 "타 지자체 수준으로 해달라"라고 주문했지만 공무원들은 안마의자에 카니발 리무진까지 렌털해 갖다 바친 과잉충성(?)을 보인 것이다.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보면 "인간엔 절대권력에 굴종하는 본능 있다"고 했다.
프롬은 인간 본연에 전체주의를 받아들이고 그 속에 안주하려는 근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인간이 자기 뜻대로 하는 자유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굴종을 택해 조직 속에서 안주하려는 심리도 동시에 있다. 권위주의는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에게는 복종하고 열등한 인간에게는 모멸과 멸시를 주는 체제이고, 이게 자동순응형 인간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특히 공무원 세계에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선출형 민선시대 권력은 선거로 바뀐다. 복잡한 것이 싫고 새로운 것을 불편해하는 인간 심리는 일방적인 명령이나 전횡적 권력에 복종·동의해 버리고 마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이러한 복종 심리의 이면에는 지배의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시장이 본래 초심을 가지고 시정운영을 잘 해 나가려면 응원과 격려도 물론 필요하지만, 잘 잘못에 대해서는 따끔한 비판도 필요하다. 시장의 성공은 곧 시민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라는 조제프 드 메스트르(Joseph de Maistre)의 명언이 더욱 와 닿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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