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가 10년 새 두배가량 늘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보호 무역주의 확대로 반덤핑·세이프가드 등 수입규제 조치가 10년 새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중소·중견 기업의 대응능력은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지적이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간한 '중소·중견기업이 알아야할 수입규제 대응 가이드북'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전 세계 수입규제는 2011년 117건에서 2020년 228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수입규제는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한 무역구제 조치다. 한국은 반덤핑 피조사국 세계 2위이고 상계관세 피조사는 3위로 확인됐다.


전 세계 신규 수입규제 조사는 2011~2016년 5년 간 1376건에서 2016~2020년 1621건으로 17.2% 증가했으며 이 기간 실제 시행으로 이어진 조치 건수는 같은 기간 827건에서 1001건으로 17.4% 늘었다.

같은 기간 대(對)한국 수입규제 조사는 103건에서 109건으로 5.5% 증가한 반면 시행 조치 건수는 58건에서 80건으로 27.5% 증가했다.

조사개시 건수는 전세계보다 약 10% 적지만 실제 조치로 이어진 건수는 10%가량 많은 셈이다. 이는 국내 기업의 수입규제 대응 능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김태황 무역구제학회 회장(명지대 교수)은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수입규제 조사가 개시되면 역량 부족이나 비용 부담으로 인해 대응 자체를 포기한다"며 "새로운 수입규제 조사 기법이 발달하고 다각도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기업이 복잡한 절차에 정당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 자료 준비·답변 내용과 문서 작성 방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컨설팅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산 수입규제는 과거 조사대상 제품이 철강·화학·섬유 등 중간재 위주였으나 최근에는 식품·의료용품·생활용품 등 소비재로 다양해 지고 있다.

상계관세나 세이프가드 조치도 늘어나고 있다. 대한민국 상계관세 조사개시 건수는 2016년 7건에서 2020년 10건으로 증가했고 세이프가드 조사도 2017년 8건에서 2020년에는 15건으로 증가했다.

수입규제 중복 부과도 특징이다. 동일한 조사대상 물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와 상계관세 조사가 동시에 진행된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산 대형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동시에 부과했다.

가이드북은 기업들의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대표적인 수입규제 조치국가인 미국·중국·인도·튀르키예의 수입규제 특징을 정리했다.

이성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본부장은 "선진국 뿐만 아니라 신흥국에서도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수입규제를 활용하고 그 절차나 내용은 더욱 복잡하고 까다로워지고 있어 국내 기업에게는 부담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가이드북이 우리 기업의 대응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