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롯데정밀화학 지분을 늘려온 배경으로 실적 부진 축소가 꼽힌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충남 대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올해 3분기(7~9월) 실적 악화를 겪은 롯데케미칼이 롯데정밀화학 지분을 늘려온 배경이 주목된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 지분 확대 이유로 책임경영 차원을 꼽았으나 업계는 실적 악화를 상쇄하기 위한 의도로 본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016년 2월 삼성으로부터 롯데정밀화학(당시 삼성정밀화학) 지분 31.13%(803만1190주)를 인수한 후 5년 만인 2021년 11월부터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2021년 11월 28만2777주를 시작으로 2022년 8월까지 거의 매달에 걸쳐 총 319만1810주를 매입했다. 롯데케미칼은 이 기간 2300억원 정도를 투입해 롯데정밀화학 지분을 43.50%(1122만3000주)까지 확대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5월 1분기(1~3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롯데정밀화학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 차원과 다양한 전략적 판단 아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도 같은 달 열린 '2030 비전 & 성장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에 갖고 있던 지분(31.13%)으로는 책임경영을 하기 부족하다"며 "합병 등 특정 목적을 갖고 롯데정밀화학 지분을 늘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롯데케미칼이 책임경영 강화 차원보다는 석유화학 업계 불황을 감안, 롯데정밀화학을 연결 편입해 롯데케미칼 실적 악화 규모를 축소하려 한다고 관측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7~9월) 영업손실 42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됐다. 2021년 3분기에는 영업이익 2883억원을 거뒀다. 롯데정밀화학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702억원에서 1204억원으로 71.5% 급등했다.

롯데정밀화학 실적은 롯데케미칼 지분 확대 작업이 마무리된 시점인 올해 9월부터 롯데케미칼 연결 회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전에는 롯데정밀화학이 롯데케미칼 관계기업으로 설정됐으나 8월 말부터 연결대상 종속회사 조건(지배력 인정)을 충족시킨 영향이다. 3분기 중 9월에만 약 400억원의 영업이익이 롯데케미칼 실적에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이 악화한 것은 맞으나 롯데정밀화학 지분 확대는 이전부터 추진해온 일"이라며 "책임 경영을 늘리기 위해 롯데정밀화학 주식을 매입한 것이지 그 외에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