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의존형 경제 구조를 바꾸기 위해 분주하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사우디 네옴시티를 잡아라… 한국 IT업계, 주가 오른다
② '열정 게이머' 빈 살만, K-게임에 꽂히다
③ K-콘텐츠에 매료된 사우디… 전방위 협력 가속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가 석유에만 의존하던 과거를 뒤로 하고 새로운 백년대계를 준비 중이다. 사막 한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시티 '네옴시티'를 지어 최첨단 기술의 정점을 찍겠다는 각오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을 계획인데 기술 파트너로 한국이 주목받고 있다.

70·80년대 중동 건설 붐을 타고 사업적 유대관계를 구축한 데 이어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다시금 훈풍이 불고 있다. 정부가 적극 나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진출을 독려하는 만큼 네이버 등 국내 IT 기업들도 새로운 터닝포인트 네옴시티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환골탈태 준비하는 사우디, 스마트시티로 기술 강국 도전
사우디아라비아는 사막 한가운데 최첨단 도시 '네옴시티'를 지어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갈 계획이다. /사진=뉴스1
사우디는 최근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바탕으로 풍요로운 나날을 보냈지만 친환경 경제가 부상하면서 호시절이 저물고 있는 까닭이다. 지구온난화 등 환경 이슈로 전 세계가 화석연료의 위험성을 자각, 탈석유 체제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 세계 석유 생산량이 나날이 감소하고 이에 따른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사우디는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2016년 세상에 공개된 '비전 2030'이 대표적이다. 세계 최대 부자이며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끌고 있다. 빈 살만은 전방위적인 사업 다각화로 높은 실업률을 해소하고 석유 중심의 경제 체질을 바꾸겠다는 포부다.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모든 게 가능한 남자)으로 통하는 빈 살만은 네옴시티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건설되는 첨단 미래 신도시로 사업 규모는 총 710조원이다. 전체 부지는 서울 면적의 44배인 2만6500㎢에 이른다. 직선형 도시 '더라인', 바다 위에 떠 있는 팔각형 첨단 산업 단지 '옥사곤', 대규모 친환경 산악 관광 단지 '트로제나' 등이 세워진다.

태양열과 풍력 등 100% 재생에너지만 활용하고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갖춘 스마트시티로 지어진다. 모든 편의시설은 걸어서 5분 거리에 배치되고 멀리 이동할 수 있는 지하도로와 고속 철도망이 빈틈없이 구축된다.

빈 살만 왕세자의 시선은 국내 대표 기업들을 향해 있다. AI, 5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네옴시티, 최첨단 기술의 결정체… 한국 IT 기업, 기회 잡을까
네이버 1784 사옥에 공개된 아크아이 매핑 로봇. /사진=뉴스1
사우디는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장관과 알리 라지히 차관 등 23명은 지난 11월29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찾았다. 채선주 네이버 환경·사회·지배구조(ESG)·대외 정책 대표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사우디 정부 일행을 맞아 1784에 적용된 디지털 트윈·로봇·AI·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을 소개했다.
이날 화제는 디지털 트윈이었다. 현실 세계를 통째로 본뜬 가상세계로 새로운 건축물·도시 따위를 실제로 구현하기 전 미리 문제점을 파악하는 모의실험이 가능하다. 스마트시티 건설에 필요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네이버는 사우디 정부 일행 방문 직전인 같은 달 23일 자사의 디지털 트윈 솔루션 '아크아이(ARC eye)'를 공개하고 세계 무대에 출사표를 던졌다. 아크아이는 도시라는 대규모 공간을 고정밀 매핑(지도생성) 및 측위 기술을 통해 클라우드 상에서 쌍둥이처럼 복제하는 솔루션으로 스마트시티 설계와 운용의 핵심이다.


알 호가일 장관 일행은 지난 11월30일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LG CNS의 스마트시티 역량을 살폈다. LG CNS는 이날 자사의 데이터 기반 스마트시티 플랫폼 '시티허브'는 물론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전환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시티 서비스와 솔루션을 소개했다. LG CNS가 앞으로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LG그룹의 역량을 한데 모은다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디지털 정부를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는 사우디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과 사우디 정부는 11월2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제1회 한-사우디 주택협력포럼'을 공동 개최하고 양국 장관 회담을 진행했다. 지난 2016년 체결한 주택협력 양해각서(MOU)를 '주택·스마트시티 MOU'로 확대해 다시 체결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예산 260억원을 투입해 각종 디지털 트윈 실증 사업 과제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디지털 분야를 총괄하는 부처로써 디지털 트윈 기술의 장래성을 주목하고 전년보다 33% 예산을 늘려 혁신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