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공급망 위기에 '자국 우선주의' 심화… '수출 강국 코리아' 전략은
②깊어지는 미·중 갈등… 샌드위치 한국의 묘수는
③ 韓 성장 기둥 반도체, 종합 1위 노린다
④전기차 심장 K-배터리, 제2의 반도체 신화 쓴다
⑤기술의 K-조선, 글로벌 초격차 '뱃고동'
⑥원전강국 재도약 나선다
⑦ UAM 등 미래 모빌리티 중심에 선 '한국차'
⑧현대차, 세계 1등 수소산업 정조준
⑨SF 영화가 현실로… 미래 시장 이끌 'K-로봇'
⑩ "AI 경쟁력 세계 3위로"… 700조원 시장 선점 나선다
⑪2023년 게임산업이 기대되는 이유… 신작 대거 공개
⑫中 넘어 '기회의 땅' 찾는 K-뷰티
⑬이어지는 R&D 결실, 새해 기대되는 한국산 신약은?
⑭위기 때마다 저력 발휘한 K-건설, '제3의 중동붐'에 주목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당초 불공정 무역관행 개선과 자국 기술보호를 명목으로 촉발된 양국의 갈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을 거치며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을 쥐기 위한 대결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미국은 공급망 가치사슬에서 중국을 철저히 배제하기 위한 전략에 한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선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다. 새해에도 미·중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의 대응 전략 점검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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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공급망 주도권 다툼 확전━
양국의 무역전쟁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과 지식재산권 도용에 대한 반발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촉발됐다. 중국도 미국에 맞서 보복 관세를 매기며 갈등이 심화됐지만 2020년 양측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면서 사태가 잠잠해 지는 듯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상황이 바뀌었다. 반도체와 주요 광물 등 핵심 부품·자원의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이 추진됐고 이 과정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의도를 노골화했다.2022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 과학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과학법은 미국 반도체 연구·개발·제조 등 분야에 527억달러(약 71조원)를 지원하는 대신 반도체 장비나 기술의 중국 수출과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IRA는 미국에서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선 전기차를 미국에서 조립해야 하고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일정비율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자 배터리 점유율 1위인 중국의 헤게모니를 미국이 빼앗아오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법안이다. 미
국은 중국 견제를 강화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와 '칩4' 동맹 등도 추진한다. 추가로 디스플레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법안 시행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2023년에도 미·중 패권다툼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역시 미국에 맞서 경제정책의 중심을 수출에서 내수로 이동, 자국 내 공급망 수직계열화를 시도하고 있다. 갈등이 심화되면서 양국의 상호 의존도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6.6%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 감소해 2022년 상반기에는 13.5%로 떨어졌다. 중국 무역 중 미국 비중도 같은 기간 14.3%에서 12.5%로 낮아졌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경제안보·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새로운 통상질서로 부상하면서 미·중 상호 무역비중 감소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면서 "미·중 무역은 규모 변화보다 거래분야와 질적인 변화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의 대응전략 모색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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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에 낀 한국… 외교·통상 전략 해법은━
문제는 미·중 패권다툼이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미국은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이 최근 미국·일본·타이완 등이 참여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도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칩4 참여로 한국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중국은 "2021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 중 중국과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한다. 칩4 참여는 상업적 자살행위"이라며 노골적으로 한국을 위협한 바 있다.2022년 1~8월 기준 한국의 대미·대중 수출 의존도는 각각 15.8%, 23.0%에 달한다. 양국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 경제의 변동성이 큰 만큼 패권다툼에 어떤 전략을 취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박성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중 기술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 분석' 보고서에서 "미·중 패권경쟁과 지정학적 갈등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러한 갈등 상황은 무역과 공급망 등을 통해 국내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요국과 원활한 외교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고 특히 미국 주도의 협력체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외교 관계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최근 진행된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예상 외로 선전하면서 2023년에도 미국의 대중 강공책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역시 내부의 혼란한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미국의 공세에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 입장에선 사안별로 선택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짜놓은 공급망 재편 전략에 동참하되 미국 편을 들겠다는 스탠스보다는 대한민국의 생존과 안보, 국익을 위한 관점에서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세워 끊임없이 중국을 설득하고 반발을 완충해야 한다"며 "고위급 교류를 바탕으로 양국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이 경제공작회의에서 외자 유치를 위해 대외 개방을 촉진하겠다고 언급한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기회를 활용해 한국 기업들이 사안별로 접근할 수 있도록 정부의 외교전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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