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금융업계에선 이름이 알려진 '리드코프'를 통해 대출을 받았다가 두 번째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릴 때는 2억원을 추가해 더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업계에선 A씨가 높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유찰된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집값 27억원의 89%에 이르는 24억원을 대부업체에서 빌린 물건으로 확인됐다. 집주인 A씨는 지난해 9월 대부업체 리드코프에서 대출을 받았고 당시 채권 최고액이 28억6000만원이었다. 실제 대출원금은 22억~23억원대로 알려졌다.
리드코프는 국내 대부업계 5위권 업체로 올 하반기 브랜드 평판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A씨는 4개월가량 후인 올 1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H' 대부업체로 갈아탔다. 기업재무정보 사이트 등에 따르면 H사는 매출액 10억원, 직원 수 5명 이하의 중소기업이다.
━
대부업체 갈아타기… "이자 마련 위해 대출 증액 "━
A씨는 리드코프에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H사에서 대출을 받았고 여기에 2억원 이상을 추가로 더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업체를 갈아탄 후 채권 최고액은 30억5500만원으로 늘어났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A씨가 대부업체를 갈아타면서 대출을 증액한 것을 볼 때 원리금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드코프 관계자는 "해당 대출 건은 현재 상환이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특히 경매 전문가들은 A씨가 대부업체를 갈아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간 점을 주목했다. 올 1월 H사에서 대출을 받은 후 불과 4개월 만에 집이 경매로 넘어갔는데, 일반적인 대출 관행을 볼 때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것이다. 돈을 빌린 후 바로 다음 달부터 이자를 못 낸 셈이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점도 문제지만 집값이 하락한 것 역시 경매 원인으로 보인다. 집값 상승세가 꺾이면서 담보가치가 하락했고 이자를 상환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해당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기 전인 올 초 기준금리는 1%대였는데 경매가 진행된 5월에는 기준금리가 2%대 초반으로 두 배 뛰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를 감당 못해 집이 경매에 나왔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집값 상승세가 꺾인 것"이라며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이었다면 대부업체를 다시 갈아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마아파트가 경매시장에 나온 건 2017년 7월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하지만 시세보다 감정가(27억9000만원)가 높다 보니 두 차례 유찰됐다. 은마아파트는 올 들어 집값이 급격하게 하락하며 같은 면적이 21억~24억원대로 떨어졌다. A씨의 집은 경매에서 최저가 약 17억8500만원으로 떨어졌다. 내년 3월 예정된 3차 기일에 최저 입찰가가 14억3000여만원으로 진행된다.
강 소장은 "은마아파트가 5년 만에 경매 시장에 나온 것보다 더 주목된 부분은 두 번 유찰"이라며 "은마아파트가 두 번 유찰된 건 10년 전인 2013년 1월"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례를 통해 정부의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 정책을 비웃듯 이 같은 거래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