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을 하지 않아도 의약품을 출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앞으로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도 출시되는 의약품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19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동물실험 연구결과가 없는 의약품에 대해서도 품목허가를 승인할 수 있다. 기존 미국 연방 식품의약품화장품법이 개정돼서다.

개정법을 살펴보면 비임상시험의 예시에 기존 동물시험 이외에도 ▲세포 기반 어세이(살아있는 세포를 사용하는 모든 실험) ▲조직 칩 및 미세생리학적 시스템(체외 기관이 2차원이나 3차원으로 상호 연결된 집합) ▲컴퓨터 모델링 ▲기타 바이오프린팅(3D프린터를 통해 만든 생체조직·기관)과 같은 비인체 또는 인체 생물학기반 시험방법이 포함됐다.


미국은 식품의약품화장품법뿐만 아니라 공중보건법도 개정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품목허가 신청에 필요한 독성 평가에도 동물시험을 대체한 연구결과를 활용할 수 있는 규정을 적용한다.

다만 이 같은 규정에도 동물실험이 완전히 사라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규정 적용이 의무가 아니고 동물실험을 대체 수단에 대한 연구도 10~15년 정도에 불과해서다. 여기에 FDA 내 독성 평가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보수적이고 동물실험이 실험동물의 안락사 이후 모든 장기에서 약물의 잠재적 독성을 조사한 뒤 이를 신약 개발의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의 법 개정으로 동물권을 보호할 수 있는 길이 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이번 법 개정으로 FDA가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동물대체 시험법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다"며 "조직 칩이나 바이오프린팅과 같은 동물시험 대체 수단에 대한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촉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FDA를 포함한 많은 국가의 의약품 규제기관은 생쥐와 같은 설치류와 원숭이나 개와 같은 비설치류를 대상으로 한 독성 시험 결과를 요구했다. 신약후보 물질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는 것은 1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불필요하게 많은 동물실험이 진행된 셈이다.

이에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세계적으로 의약품이나 화장품 등을 개발하기 위해 실험에 희생되는 동물은 연간 1억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지난해 7월 버지니아주 컴벌랜드에 있는 한 업체가 동물을 학대하고 있다고 고발해 업체가 소유한 비글 3776마리를 구조했다.

이 업체는 사육장에서 비글을 기른 뒤 미국 250개 이상의 동물실험 기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육장은 배설물로 가득찼고 음식에서는 곰팡이가 발견됐다. 구조된 비글은 위탁가정에서 재사회화 교육을 거친 뒤 새로운 보호자에게 보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