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모습. /사진=뉴스1
지난해 연말부터 금융당국이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문제 삼자 연임이 유력했던 금융지주 CEO 모두가 '용퇴'하는 식으로 물러났다. KT도 정부의 문제 제기에 따라 CEO 선임 절차를 전면 백지화하기로 하면서 또 다른 소유분산 기업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인다.
임기는 2024년까지 남은 상황이지만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업계에선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교체될 경우 과거 포스코 주류였던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 인사가 회장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포스코그룹의 역대 회장들은 서울대 출신과 엔지니어가 많았다. 유상부 전 회장은 서울대 토목학과를 졸업했다. 이구택, 권오준 전 회장은 서울대 금속학과를 졸업했다. 정준양 전 회장은 서울대 공업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금속공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최정우 회장 취임 당시 포스코 안팎에선 서울대 출신 엔지니어가 아닌 회장의 선임을 의아하게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는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포스코 입사 후 재무 관련 부서에서 경력을 쌓았다. 당시 포스코 최고경영자(CEO)후보추천위원회는 "최 사장은 포스코 50년 역사 최초의 비엔지니어 출신 내부 회장 후보"라며 "비철강 분야 그룹사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포스코가 철강 그 이상의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경우 업계에선 서울대 출신 엔지니어들이 회장으로 취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김학동 부회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 중 유일하게 현직에 머물고 있다. 포항제철소장과 광양제철소장을 지내 포스코 '성골'로 불리지만 현 정권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김 부회장의 승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최 회장 취임 이후 비주류였던 부산대 등 비 서울대 출신들이 약진하면서 내부에서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KT와 달리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경우가 드물어 포스코OB(전직 포스코 경영인) 선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학동 부회장 직전 포스코 대표를 맡았던 장인화 전 사장은 문재인 정권 시절 사장에 올라 선임될 확률이 높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장 전 사장 직전 대표를 맡았던 오인환 전 사장도 경북대 사회학 출신이어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2018년 최정우 회장과 승진을 놓고 경쟁했던 김준식, 김진일 전 사장이 주목된다. 두 사람 모두 서울대 금속공학 출신이자 제철소장을 역임했다. 다만 김준식 전 사장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는 초·중학교 동창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광양제철소장을 지낸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도 물망에 올랐다. 김 원장은 유타대 물리야금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포스코 신소재사업실장, 인도네시아 PT.KP 법인장, 안전환경본부장 등을 지냈다.

주류 출신이 아닌 인물 중에선 황은연 전 포스코 사장이 하마평에 오른다. 황 전 사장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마케팅전략실장(상무), 마케팅본부장(전무, 부사장), 포스코에너지 대표(사장)을 역임한 뒤 2016년 포스코 사장에 올랐다. 그는 여당 정치인과 야권 성향의 노동단체, 후방산업인 조선업계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내부에서 올라가는 기류가 강했지만 이번에는 아래서 위로 올라가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OB 등 포스코를 떠나 있던 분들이 거론되고 있으며 산업부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있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연금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포스코는 정권 교체기마다 외풍에 휩싸였다. 제6대 회장인 이구택 회장은 이명박정부 출범 2년 차인 2009년에, 제7대 회장인 정준양 회장은 박근혜정부 2년 차인 2014년에, 제8대 회장인 권오준 회장은 문재인정부 2년 차인 2018년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