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통신사 유치가 난항에 빠진다면 미래 먹거리를 위한 28㎓ 대역 개발은 더욱 요원해질 수 있어 과기정통부의 성급한 결정이 아쉽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월31일 5세대 이동통신(5G) 28㎓ 대역 신규 사업자를 유치하겠다며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KT와 LG유플러스가 빠진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회수한 28㎓ 대역 사업권 2개 중 1개를 제4통신사업자에게 할당해 사실상 3년간 독점 사업권을 제공한다.
통신 3사처럼 전국망을 구축할 필요도 없다. 수도권·강원권처럼 특정 권역을 선택하고 해당 권역 역시 전체를 커버하는 망을 깔지 않고 인구가 밀집한 장소(핫스팟) 위주로 기지국을 설치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신규 핫스팟을 300곳 구축한다고 가정하면 투자금이 약 3000억원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
과거 제4통신사를 끌어들이기 위해 신규 투자액만 수 조원대에 달한 것을 고려하면 망 투자비를 대폭 낮춘 셈이다. 신규 사업자의 자금 조달을 위해 약 4000억원 수준의 정책자금도 융자나 대출 형식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로 진입장벽을 확 낮춘 만큼 7차례나 무산된 제4통신사 추진이 이번엔 성공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현실은 다르다. 사업 성패는 '자본력'과 '사업성'에 달렸다. 정부는 3000억원을 강조했지만 업계에선 이를 '계약금' 정도로 본다. 통신 사업 특성상 인프라 구축과 유지는 물론 마케팅비 등 막대한 예산이 드는 것은 뻔하다.
대출 형식의 자금 지원도 결국엔 빚이다.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는 자금이 있어야 한다. 통신사도 버거워하던 일을 맡으려면 적어도 '현대자동차'급 기업은 돼야 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수익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것도 고민이다. 국내에서 28㎓ 대역은 서비스 단말기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활용성이 낮다.
정부는 여러 사업자들의 제안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기업들은 오히려 잠잠하다. 최근 디지털 대란 이후 서비스 품질 유지 의무가 중요해진 탓에 규제 사업인 통신에 발을 들이면 과기정통부의 깐깐한 입맛을 맞출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통신 3사처럼 눈치를 보며 사업 전략 수립에 애를 먹을 것이 자명하다.
제4통신사 유치가 이대로 좌초하면 상황이 악화된다. 통신 3사에게 되돌려줄 수도 있지만 이는 정부의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니 만큼 장담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국민 편익만 줄어들 것이다.
이미 기존에 있는 알뜰폰을 두고 '굳이 제4통신사를 왜 세우느냐'는 쓴소리도 들린다. 알뜰폰이 통신 3사 턱 밑까지 성장한 상황에서 비용 및 효용성 측면에서 이들 사업자를 지원하는 게 여러모로 낫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내홍으로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과기정통부가 섣불리 행동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제4통신사'라는 가시적 성과에 매몰되지 말고 신규 사업자가 어떤 수익모델로 돈을 벌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전문가 그룹이나 업계 관계자 등 협의를 통해 이를 발굴하는 게 급선무다. 이를 등한시하면 제4통신사를 향한 '7전 8기'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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