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과학법 세부 지침이 이달 중 공개될 예정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법안인 점을 감안, 중국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피해가 우려된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흔들리는 삼성 깃발. /사진=뉴스1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해 마련한 '반도체 과학법' 세부 지침이 조만간 발표된다. 중국 현지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 명시될 것으로 예상돼 중국에 공장을 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달 내 발표 예정인 '반도체 과학법'에 반도체 등 중국 첨단산업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항을 명시할 방침이다. 해당 조항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신·증설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경우 중국에서의 공장 신설·증설·장비교체 등의 추가 투자를 10년 동안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국의 반도체 굴지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다.

해당 조항이 시행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중국 투자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을 짓는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서 첨단 패키징 공장 신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이 투자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으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중국 생산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가 제한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을 운영 중이다.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장은 국내에 있지만 생산 물량만 놓고 보면 중국 공장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량의 50%를 중국에서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중국 현지 투자를 적기에 하지 못하면 경쟁사들에게 뒤처질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중국 생산공장에 이미 오랜 기간 투자를 진행해온 점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 철수도 녹록지 않다.

정부는 반도체 과학법으로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미국 정부와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가드레일 세부규정 마련 시 한국 기업의 투자·경영상황 등이 충분히 고려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미국 상무부와 기업 간의 협상에서 한국 기업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지속 협의하는 등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