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조로워 보이는 김서형의 일상은 어쩌면 그의 여유로운 자태를 설명하는 힌트였다. "필라테스야 매일의 루틴이고, 너무 춥지 않다면 그저 걸어요. 작품에 몰입하면 또 잘 못 가니까 짬 날 때 기타 학원에 가요. 그런 거 말고는 그렇게 특별한 일은 없어요. 눈 뜨면 음악, 자기 전에 음악을 들으며 음악을 달고 살아요."
작품 속 인물과 그의 삶에 비슷한 질감을 부여하는 것은 그의 스타일이 아니지만,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의 다정은 좀 달랐다. "제가 아버지께 미처 여쭙지 못한 것들, 다음에 시간 되면 물어봐야지, 하고 미뤄뒀던 물음들. 그때 못다 한 질문과 아쉬움 같은 것을 다정의 표정과 말투에 묻히며 연기한 것 같아요. 내가 그만 떠나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저도 내 주변에 남는 사람들, 남겨질 사람들의 안위가 걱정될 것 같아요. 그런 눈으로 창욱과 아들을 본 것 같아요.
포도 품종, 토양, 햇빛, 기후와 같은 특이 지점이 모두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빈티지'가 최고의 와인을 만든다. 그렇다면 배우 김서형의 가치를 달리했던 빈티지는 언제일지 궁금했다. "아직 안 온 것 같아요. 제 일상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아요. 제가 사는 모든 순간은 꿈같은 작품을 만나기 위한 사소한 여정이에요. 여전히 이뤄야 할 꿈이 있어요. 꿈은 작품을 만날 때마다 비옥해져요. 김서형 인생의 최고 빈티지는 제가 생을 마감할 무렵, 모든 걸 내려놔도 괜찮을 때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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