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부회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AI 시대, 한국 반도체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진행한 기조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부회장은 메모리반도체가 IT 기술 진화의 중추적 역할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IT 기술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하며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었다"면서 "과거 PC 시대는 정보화 혁명을 불러왔고, 모바일 시대는 정보화 혁명을 가속화했으며 클라우드 시대는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AI 시대가 펼쳐지면서 과거에 못 푼 난제가 해결되고 자율주행차, 로봇,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해 우리의 삶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그 변화의 중심에서 보이지 않는 혁신을 만들어 온 것은 메모리 반도체"라고 진단했다.
박 부회장은 메모리반도체가 기술 발전에 기여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아이폰을 꼽았다. 아이폰의 모태인 '아이팟'이 처음 출시될 당시 저장 장치로는 하드디스크(HDD)가 사용됐으나 메모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낸드 메모리가 HDD를 대체하며 스마트폰 혁신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박 부회장은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를 시작으로 많은 빅테크 기업이 AI 챗봇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이 분야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챗GPT 등 AI 시대가 펼쳐지고 관련 기술이 진화하면서 글로벌 데이터 생성, 저장,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러한 흐름 속에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고속 D램인 HBM은 AI 시대 기술 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박 부회장은 또 "반도체는 20년 이상 한국의 수출 1, 2위 품목이고 산업 종사자도 31만명으로 추산된다"며 "한국의 글로벌 메모리 시장점유율은 62%로 압도적인 1위인 만큼 국가 차원에서 강화해야 하는 핵심 산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수 인재 육성, ▲정부의 반도체 생태계 강화 노력 ▲미래 기술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특히 "인재 확보가 가장 시급한데 현재 예상으로는 2031년 학·석·박사 기준으로 총 5만4000명 수준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국 지역 거점 대학에 반도체 특성화 성격을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와 국가 균형 발전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대기업, 소부장, 학계가 함께 반도체 생태계를 활성화할 플랫폼으로 미니 팹 구축도 제안했다. 그는 "전세계 반도체 강국들은 연구와 테스트를 위한 300mm 기반 미니 팹을 보유해 반도체 기술을 경쟁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며 "국내는 200mm 기반 미니 팹만 보유했는데 SK하이닉스는 2027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내에 미니 팹 성격의 300mm 기반 '트리니티 팹'을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부회장은 반도체 기술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성도 소개했다. 그는 "전세계 서버용 D램이 DDR4에서 DDR5로 전환되면 2022년부터 2030년까지 누적 29.2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감축할 수 있고 이는 약 1167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된다"며 "한국 반도체가 고효율·고성능 제품 개발로 지구와 인류에 기여하고, 이러한 리더십이 다시 업계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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