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선 한은 금통위가 7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1년 반만에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 또는 인상할 지를 결정한다.
5%대 고물가가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정부가 국내 경제가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인정하면서 한국은행은 물가와 경기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0~15일 48개 기관의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6명은 기준금리가 현 수준(3.50%)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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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적 발언 주목해야━
금리 동결이 현실화해도 5%대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된다.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1월 5.2%까지 떨어졌지만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2%)를 두배 이상 웃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최종금리 수준이 기존 전망보다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월가 투자은행 12곳 중 7곳은 미국의 최종 정책금리 수준을 5.00∼5.25%로 전망했다. 올 3월과 5월 베이비스텝을 두차례 밟고 동결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은 6월 한차례 베이비스텝을 밟아 미 기준금리가 5.25~5.5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특히 얀 하츠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를 통해 올 3·5·6월 열리는 3차례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총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 내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다음달 빅스텝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혀 긴축 공포는 더 커졌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하고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3.50%을 고수하면 2.00%포인트의 금리 격차를 감당할 수 있느냐다.
과거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최대치를 기록했던 때는 2000년 5~10월로 금리 격차가 1.50%포인트에 이른 바 있는데 이보다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높은 수익률을 쫓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채권 시장에서 52억9000만달러를 빼 갔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도 문제지만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될수록 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수입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을 더 키운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1304.9원에 마감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3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 19일(1302.9원) 이후 처음으로 킹달러 공포가 재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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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격차 확대 우려에도 경기에 방점━
하지만 불안정한 경기 상황을 반영해 한은이 동결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국내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2020년 2분기(-3.0%) 이후 2년 반 만에 역성장했다.
지난달 한국의 수출은 462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6% 감소했으며 수입은 2.6% 줄어든 58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이 수출을 상회하면서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한은은 지난 1월 금통위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1.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을 제외한 주요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 국제통화기금(IMF)은 1.7%, 정부는 1.6% 등을 제시했다.
고물가, 고금리에 소비자들은 소비도 줄이고 있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4분기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고용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올 1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만1000명(1.5%) 늘어난 2736만3000명을 기록했다. 취업자 수가 늘긴 했지만 증가 폭은 2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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