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한다. 사진은 증권사 자기자본 TOP10. /사진=강지호 기자


KB증권이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자본 경쟁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단순한 몸집 키우기를 넘어 KB금융그룹 비은행 강화 전략과 종합투자계좌(IMA) 진출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KB증권의 자기자본은 7조6377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6위를 기록했다. 1위는 한국투자증권으로 12조7085억원, 2위는 미래에셋증권(10조2689억원) 3위는 NH투자증권(9조37억원)이다.

KB증권은 지난 2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올해 초 7000억원 규모 증자에 이은 추가 자본 확충으로 KB증권은 올해에만 1조7000억원 자본을 수혈받게 됐다.


이번 1조원 증자가 마무리되면 KB증권 자기자본은 약 8조원 중반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삼성증권(7조7017억원)과 메리츠증권(7조7926억원)을 제치고 자기자본 순위 4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증자는 발행어음 이후 다음 성장 축으로 꼽히는 IMA 진출 기반을 마련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KB증권은 현재 발행어음 사업만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자다. KB증권은 2019년 5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이어 초대형 IB 중 세 번째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았다.


자기자본 8조원은 IMA 사업 진출의 핵심 문턱으로 꼽힌다. 증권사는 IMA를 통해 고객 자금을 대규모로 끌어와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투자에 굴릴 수 있어 조달 기반과 수익원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발행어음과 달리 발행 한도 제한이 없고 고객 돈을 통합해 굴릴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KB금융그룹 차원 비은행 강화 움직임도 이번 증자 배경으로 꼽힌다. KB금융 2026년 1분기 연결순이익은 1조8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해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27.8% 늘었고 특히 증권 수수료 수익이 177% 증가했다. 1분기 비은행 이익 비중도 43%로 30% 후반대에서 한 단계 높아졌는데 증권사 이익 증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KB증권 자체 실적도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KB증권의 2026년 1분기 연결순이익은 3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영업이익은 8500억원으로 75.0%, 수수료이익은 4890억원으로 140.1% 늘었다. 증시 활황과 거래대금 증가가 증권 자회사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KB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확대도 이번 증자의 배경으로 꼽힌다. /사진=KB증권


증권사들의 초대형 IB 경쟁도 KB증권 유상증자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은 자본력을 기반으로 기업금융, 자산관리(WM), 트레이딩, 글로벌 진출 등을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기업금융 규모는 2022년 12조원에서 2025년 24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발행어음, IMA, 기업금융, 모험자본 공급은 모두 대규모 자본력이 수익 창출 기반으로 직결되는 영역이다. KB증권이 자본 체력을 키우면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기존 대형사들과의 초대형 IB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KB증권의 관건은 그룹 시너지다. KB증권은 단일 증권사와 달리 KB금융그룹 고객 기반과 여신 공여,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은행 고객 기반과 기업금융 고객을 증권사의 딜 소싱, 모험자본 공급, 자산관리 상품화 역량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이정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KB증권의 이번 유상증자는 자본적정성 제고와 업권 내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기업금융 등 모험자본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IMA사업인가 획득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 경쟁력이제고되고 이익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단순한 자본 확충의 목적이 아닌 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한 단계 고도화하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며 "확충된 자본을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수행하고 미래 성장 사업을 차질 없이 준비하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리스크 관리와 자본 효율성을 바탕으로 초대형 IB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