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공공요금 인상 등을 감안하면 물가 둔화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한은의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1월 서울 시내 오피스텔 우편함에 관리비 고지서가 끼워져 있는 모습./사진=뉴스1
물가 상승세가 꺾이고 있지만 국제유가 추이와 공공요금 인상 등을 감안할 때 물가 둔화 속도가 더딜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은은 2일 'BOK 이슈노트'에 실린 '물가 여건 변화 및 주요 리스크 점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7월 6.3%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5% 내외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도 완만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물가 상승세의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국제유가 추이 ▲공공요금 인상 폭과 시기 ▲유가와 공공요금 상승에 따른 이차 파급영향 ▲기대인플레이션 변화 등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어 물가 상승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한은은 진단했다.


우선 한은은 향후 국제유가 추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최근 국제유가(두바이유)는 배럴당 80달러대 초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동절기 수요 확대, 대러 제재 등으로 배럴당 90달러대의 높은 유가 수준이 올해 초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유럽에서 온화한 날씨가 이어진 가운데 대러 제재의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해 말 70달러대 초반까지 하락한 바 있다.

한은은 "중국 내 방역정책 완화로 중국경제의 회복이 빨라질 경우 원유 수요 증가로 인해 유가 상승압력이 커지면서 국내물가에도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물가 상승, 중국 관광객 증가 등도 대중국 교역채널, 국내 경기 진작 등을 통해 국내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한은은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중국 내 생산 차질 해소, 석유제품에 대한 수출쿼터 확대 등은 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은은 전기·도시가스요금이 연내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최근 전기·도시가스요금이 상당폭 인상된 데다 누적된 원가상승부담을 감안할 때 지난 전망 당시에 비해 전기·도시가스요금 인상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정부가 국민부담 최소화를 위해 공공요금을 상반기중 최대한 안정기조로 관리하고 전기·도시가스요금의 인상폭과 속도를 조절할 방침을 밝히면서 공공요금 인상 폭·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한은은 "공공요금 인상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직·간접적으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인상폭 및 시기에 따라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않게 달라질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 한은은 국제유가와 공공요금 상승폭이 확대될 경우 생산원가 상승을 통해 여타 재화 및서비스 가격에 대한 이차 파급영향이 나타나면서 근원물가에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가와 공공요금 상승과 그에 따른 이차 파급영향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물가 상승세 둔화 속도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

석유류와 전기·도시가스 가격은 체감도가 높아 기대인플레이션과의 연관성이 큰 편이다. 특히 전기·도시가스요금 인상은 기대인플레이션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노동시장 수급여건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은 미국에 비해 낮아 보이지만 노동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노동시장과 근원물가 간에 밀접한 연관성이 존재하는 만큼 노동시장의 인플레이션 압력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국내외 경제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대응에 따라 향후물가 흐름뿐 아니라 경기 및 환율 흐름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성장-물가 상충관계, 외환·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교한정책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