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생산라인 내부 전경.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 속에서도 홀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수요둔화 국면에서도 인위적인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4일 타이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D램 매출은 5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직전분기 74억달러 대비 25.1% 줄어든 것이지만 경쟁업체 중에서는 감소폭이 가장 적다.

실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은 3분기 52억4200만달러에서 4분기 33억9800만달러로 35.2% 감소했고 같은 기간 미국 마이크론의 매출도 48억900만달러에서 28억2900만달러로 41.2% 줄었다.


타이완 D램 제조사인 난야와 윈본드의 매출도 각각 3억6200만달러에서 2억5400만달러로, 1억5000만달러에서 1억400만달러로 30.0%, 30.3%씩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매출 감소폭은 전체 D램 시장의 평균 매출 감소폭보다도 작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D램 매출은 32.5% 감소한 122억8100만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의 매출 감소폭(36%)에 육박했다.

4분기 D램 매출이 급감한 주요 원인은 전체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탓이다. 지난해 4분기 DDR4와 DDR5 서버 D램 제품의 계약가격은 전분기 대비 각각 23∼28%, 30∼35% 떨어지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매출과 함께 D램 제조사들의 점유율도 동반 감소했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파이를 키우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공고히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D램 점유율은 45.1%로 전분기(40.7%)보다 4.4%포인트 확대됐다. 삼성전자와 함께 3강을 형성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점유율이 각각 1.1%포인트, 3.4%포인트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D램 시장 침체로 경쟁 업체들이 감산을 추진하는 상황에서도 생산량을 유지한 전략이 통한 것으로 풀이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위축됐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요 회복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단기적으로 수급 균형을 위한 인위적인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이를 통해 매출 감소폭을 최소화하고 점유율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트렌드포스도 "삼성이 가장 공격적인 가격 경쟁을 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수요 부진에도 출하량을 늘릴 수 있었다"며 "매출 감소 폭도 상위 3개 업체 중 가장 적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경쟁사와 달리 가동률을 그대로 유지하며 공격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의 D램 가동률이 올해 1분기 92%에서 2분기 82%로 하락하고 마이크론 역시 가동률을 84% 수준으로 유지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공급업체의 전체 D램 웨이퍼 투입량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