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필수 예방접종(NIP) 대상 백신에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 대상포진 백신, 영유아 대상 6가 혼합백신이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일 서울시 성북구 성북우리아이들병원에 로타바이러스 백신 무료 예방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약 6년 만에 국가 필수 예방접종(NIP) 대상 백신에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추가됐다. 지난 3년 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으로 감염병 예방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NIP 대상 백신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NIP에 어떤 백신이 추가될 지 주목된다.
7일 백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생후 2개월~6개월 영아를 대상으로 로타바이러스 백신 2종(GSK의 로타릭스, MSD의 로타텍) 무료 접종이 시작됐다. 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 비용은 20만~3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의 백신인 만큼 이번에 NIP 대상 백신에 포함되면서 부모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예방접종 대상 백신이란 국가에서 예방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한 감염병에 대해 예방접종 비용을 지원해 주는 백신을 가리킨다. 이번에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추가되면서 현재 국가 예방접종 대상 백신은 독감·폐렴구균·일본뇌염 백신 등을 포함해 총 18종에 이른다. 일정 연령, 성별을 기준으로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게 함으로써 해당 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가 차원에서 예방접종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다음 NIP 대상이 될 백신으로는 대상포진 백신과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을 꼽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시 대상포진 백신을 NIP에 포함하고 HPV 백신의 무료 접종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서다.

대상포진은 몸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활성화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백신을 접종할 필요성이 크다.

현재 국내서 시판 중인 대상포진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와 MSD의 '조스터박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싱그릭스'가 있다. 스카이조스터의 가격은 10만~15만원, 조스타박스의 가격은 15만~20만원, 싱그릭스의 가격은 50만원대(2회 접종)에 이른다.


MSD의 HPV 백신 가다실9가 NIP에 추가될 가능성도 크다. HPV는 사마귀나 자궁경부암의 발생원인으로 꼽히는데 현재 NIP 백신에 등록된 HPV 백신은 GSK의 2가 HPV 백신(HPV 2종을 예방하는 백신) '서바릭스'와 MSD의 4가 HPV 백신 '가다실4'다. 기존 서바릭스와 가다실4의 NIP 접종 대상은 13~17세 여성 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이다.

가다실9를 NIP에 추가하려는 것은 최근 남성에게서 성관계를 통해 HPV에 감염되는 사례가 늘면서 두경부암(뇌와 안구에 발생하는 종양을 제외한 얼굴, 코, 목, 입안, 후두, 인두, 침샘, 갑상선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2022년 12월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 기준 상위 10개국 중 7개국 NIP에서 HPV 백신 접종대상에 남성을 포함하고 있다. 가다실9의 주요 접종대상은 9~45세의 여성과 9~26세 남성이다.

여기에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폴리오(소아마비)·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에 대응하는 기존 영유아 대상 5가 혼합백신에 B형간염 백신이 추가된 6가 백신도 NIP 추가 후보군에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다. 국내 출시된 영유아 대상 6가 혼합백신은 사노피의 헥사심밖에 없지만 세계적으로 6가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기 때문이다. 기존 5가 혼합백신과 B형간염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 6회 접종해야 하는 것에서 6가 혼합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4회만 접종하면 돼 부모와 영유아, 의료진의 편의성을 높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NIP에는 4가 혼합백신인 인판릭스아이피브이(GSK)·테트락심(사노피)·보령디티에이피아이피브이(보령바이오파마), 5가 혼합백신인 인판릭스아이피브이힙(GSK)·펜탁심(사노피)이 각각 등록된 상태다. 하지만 2021년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 출생한 만 1세 영아의 94.3%가 5가 혼합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집계돼 5가 혼합백신으로 사실상 전환이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최영준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6가 혼합백신은 유럽 등 많은 나라에서 표준 진료로 사용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NIP로 도입된다면 적기 접종률을 높여 영유아들의 감염질환 예방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