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대출창구 모습./사진=뉴스1
고금리에 돈줄 막힌 기업들이 은행 대출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기업과 자영업자가 은행 등에서 빌린 산업별 대출금은 지난 1년 새 217조원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산업별 대출 잔액은 179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17조원 늘어난 규모다.

산업대출 증가폭을 분기별로 보면 ▲1분기 63조9000억원 ▲2분기 68조4000억원 ▲3분기 56조6000억원 ▲4분기 28조원으로 '상고하저' 흐름을 보였다.


설비투자 증가 영향으로 시설자금의 증가폭이 커졌지만 연말 대출 일시금 상환 등으로 운전자금 대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서비스업은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액이 15조9000억원(1.4%) 줄어 3분기(38조8000억원, 3.5%)보다 크게 줄었다.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업은 업황 부진이 이어진 데다 리스크 관리가 강화됨에 따라 증가 폭이 축소됐다.

지난해말 5조8000억원 늘어 3분기(9조7000억원) 대비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 1분기(3조5000억원) 이후 최소 증가 폭이다.


금융·보험업도 자금시장 불안 등 여파로 감소 전환했다. 금융·보험업은 3분기 7조5000억원 늘었지만, 지난해말 2조원 감소했다. 2019년 2분기(-4000억원) 이후 첫 감소세다.

비은행예급취급기관의 대출이 크게(-10조4000억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점업 역시 증가폭이 축소됐다. 각각 4조8000억원, 1조2000억원 증가한 데 그쳐 3분기(8조9000억원, 3조원) 대비 줄었다.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모두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 운전자금은 16조6000억원(1.6%) 증가한 106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증가 폭은 3분기(36조6000억원, 3.6%)에 비해 감소하며 2분기 연속 증가 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말(10조70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박창현 팀장은 "기업대출은 가계대출에 비해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부동산 시장 부진이 기업대출보다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큰 가계대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기업의 주된 자금 조달 창구였던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반사 효과로 금융기관 대출이 늘어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