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첫 재판에서 'lee list' 등 증거를 제시했지만 김 전 부원장 측은 이에 반박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김 전 부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출마하던 시기 예비후보 대리 등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첫 재판에서 확보한 증거들을 공개했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지난 7일 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 외 3명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민용·남욱 변호사도 함께 법정에 섰다.

검찰은 서증조사 과정에서 "김 전 부원장이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때부터 인연을 맺고 선거 과정에 깊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원장이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이 제기된 이후 구속영장이 기각된 정 변호사를 여러 차례 만난 점 등을 언급하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유력한 사후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21년 11월쯤 정 변호사가 공중전화를 이용해 김 전 부원장에게 연락한 뒤 만났다"며 "당시 유력 대선 후보 선거 조직을 관리하는 김 전 부원장이 선거운동이 한창일 때 정 변호사와 공중전화로 연락해 만난 이유를 살펴봐달라"고 말했다. 또 김 전 부원장의 계좌 내역 등을 제시하며 "선거 과정에서 다수의 조직이 출범했을 당시가 남 변호사로부터 경선자금을 수수한 시기와 일치한다"며 "조직 관리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거액의 자금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검찰은 남 변호사의 측근 이모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lee list(Golf)'라는 메모를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메모에 적힌 4/25 1, 5/31 5 등의 숫자가 각각 4월25일에 1억원, 5월31일에 5억원을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했단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단순하게 돈이 필요했다는 가정에 근거해 정치자금을 요구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억측"이라며 반발했다. 또 "검찰이 제시한 은행 송금 내역에 대해 거래금액이 5만원, 10만원, 20만원인 것은 축의금이나 조의금"이라며 "이 내역으로 선거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자금이라고 결론 내리는 근거가 뭔지도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아울러 "(공중전화 사용은) 정 변호사가 한 것이고 김 전 부원장은 정 변호사의 전화번호도 모른다"며 "계속 만나자고 하니 만나준 것인데 (검찰은) 이것으로 뭔가 본인이 구린 게 있어서 만났을 것이라는 결론을 바로 도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lee list' 메모에 관해 "4월25일 이씨가 정 변호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면 최소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에게 돈을 줬다는 건 4월25일 이후가 돼야 한다"며 "그 자체로 모순이고 양립불가한 내용을 너무 많이 (적시)해놨다"고 반박했다.

김 전 부원장을 제외한 유 전 본부장 등 피고인 대부분은 혐의를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9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