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기준금리 역전 차가 현재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1~22일(현지 시각)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으면 금리 격차가 최대 역전 폭을(1.50%포인트)을 보였던 2000년 5∼10월을 넘어 1.7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일(현지 시각) 상원의회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력하게 나왔으며 이는 최종 금리 수준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데이터 전체가 더 빠른 긴축이 정당하다(warranted)는 것을 보여준다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시장에선 오는 21~22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는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은은 다음달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또는 인상 여부를 결정 짓는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50%, 미국 기준금리는 4.50~4.75%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다.
문제는 미국의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달 당장 한·미 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연준이 빅스텝을 밟아 금리를 5.00~5.25%로 올릴 가능성은 74.2%에 달한다.
이어 오는 5월에도 베이비스텝을 밟아 금리를 5.25~5.50%까지 달할 가능성이 60.5%에 이른다.
한은이 올 2월에 이어 4월과 5월에도 동결 기조를 지속하면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2%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급격히 벌어질 경우 환율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한은으로선 부담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미 금리 격차가 커졌을 때 예상치 못하게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다만 통화정책방향을 결정 짓는데 핵심 요소로 꼽히는 물가 흐름이 한은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점은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소다.
이 총재는 "올 2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4.8%로 예상에 부합했다"며 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선 (물가 상승률을) 4.8%나 4.9%를 예상했는데 금통위원들이 생각했던 물가 하락 경로에 부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 4.5%를 밑돌고 연말 3% 초반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물가경로가 한은 예상대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미국 기준금리를 따라 한국 기준금리도 올리면 경기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리 인상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 둔화를 부추길 수 있어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직도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크게 상회해 한은의 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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