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부동산 가격의 추가 하락을 예고하며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시에 하락하는 현상이 이어질 경우 주택경기가 더욱 둔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분양시장 또한 금리와 공사비 인상 영향으로 진행 중인 공사가 중단되거나 준공되더라도 미분양 문제에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예상했다.
9일 한은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의 참고자료 '최근 부동산 부문 관련 리스크(위험) 평가'에 따르면 올해 주택가격은 고금리와 주택가격 하락기대, 주택경기 순환주기 등을 고려할 때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최근 몇 년 간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은 저금리 기조 하에서 주택 가격 상승기대가 확산되고 수요 대비 공급이 제한됐던 점 등에 상당 부분 기인했다"며 "2020년 이후 소득 등 경제여건과 괴리된 상태로 큰폭 상승하면서 조정 압력이 크게 높아진 데 이어 지난해 중반 이후 부동산 경기는 대출금리 상승, 가격 고평가 인식 확산 등으로 매수세가 급감하며 빠르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한국부동산원의 '주택매매가격 상승률'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주택경기 둔화·하강 국면은 평균 3년 안팎으로 지속된다. 이에 따라 현재의 주택가격 하락기대 국면은 약 10개월가량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발생한 매매·전세가격의 동반 하락이 주택경기 둔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은은 "통상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은 상반된 가격 흐름을 보이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의 고점(저점)을 전후로 매매가격 저점(고점)이 형성되는 경향이 있으나, 최근에는 이자부담에 따른 전세수요 위축으로 매매·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전세가율의 하향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우려했다.
부동산 호황기 갭투자를 통해 부동산을 대거 사들인 임대인들이 고금리 상황 속 이자와 전세금 반환 부담 증가로 매도에 나서면 주택가격 하방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2020년 12월 수도권 2만2420건, 지방 4790건이던 전국 주택 갭투자 건수는 지난해 9월 수도권에서 1670건, 지방에서 600건으로 대폭 줄었다.
한은은 분양시장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 중소 건설업체의 재무여건과 부동산 금융 리스크가 높은 일부 비은행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사업초기 사업장의 경우 높아진 금리 부담과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사업성 훼손, 금융기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기피로 일부 사업장의 사업 지연과 중단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완공 전 사업장의 경우 부동산 호황기에 착공물량이 증가했으나 최근 높은 분양가로 청약경쟁률이 하락하고 있어 향후 미분양 재고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분양시장 위축이 이어지면 중소 건설업체의 고정이하여신 비율과 상장 종합건설업체 주가에 내재된 예상부도확률(Expected Default Frequency·EDF)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한은은 "건설업체의 재무위험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해 보다 정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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