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는 아르헨티나 리튬 개발의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9일(한국시각) 라울 하릴 아르헨티나 카타마르카 주지사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하릴 주지사. /사진=김태욱 기자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리튬 전쟁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후끈 달아올랐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리튬 경쟁을 부추긴다. IRA는 미국에서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선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가공·생산한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했다. 올해 40%로 시작하는 이 비율은 오는 2027년 80%로 높아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목받는 국가가 있다. 바로 아르헨티나다. 지난 1월 미국 지질조사국(USGS) 발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는 약 2000만톤의 리튬이 매장됐다. 이는 세계 2위 규모로 1위는 볼리비아(2100만톤)다. 아르헨티나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FTA를 맺은 한국에서 아르헨티나산 리튬을 가공할 경우 IRA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018년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를 인수한 뒤 지난해 3월부터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중요성은 최근 탈중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 위주의 배터리 핵심 광물(리튬) 공급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르헨티나와 인도네시아 등 리튬 보유국에 투자해왔다.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볼리비아 등 중남미 3국이 리튬 보호주의 노선을 택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페르난다 아빌라 아르헨티나 광물부 차관은 지난달 5일(이하 한국시각) "중남미 리튬 협의기구를 만들겠다"며 "중동의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모델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S는 정확한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 라울 하릴 아르헨티나 카타마르카 주지사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는 투자유치를 위해 해외순방(한국·중국·일본·영국)에 나선 하릴 주지사가 지난달 26일 방한하면서 이뤄졌다.
"카타마르카주, 친기업·친시장 지역"
라울 하릴 아르헨티나 카타마르카 주지사는 "(아르헨티나) 카타마르카주와 살타주, 후후이주의 각 주정부는 리튬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 협의체는 포스코홀딩스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의 리튬 개발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사진은 카타마르카주 염호 모습. /사진=로이터
- 카타마르카주의 외국자본 투자유치 지원안이 궁금하다.
▶카타마르카주는 다양한 지원안을 마련했다. 주정부는 민간기업의 고용 촉진을 위해 카타마르카주에 투자하는 기업에 최대 18개월 동안 법정 최저임금과 직원 교통비를 최대 80%까지 지원한다. 부동산세와 인지세 등 지방세도 최대 15년 동안 면세해준다. 산업단지 내 대지를 특정기간 사용한 후 반납하는 형식으로 무상 제공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아르헨티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의 이자 중 최대 절반을 부담한다. 이자는 지방정부에 납부해야 할 세금에서 차감하는 형식이다.


-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들이 자원 보호주의 노선을 걸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최근 멕시코 리튬 매장지 6곳에서의 탐사 채굴권을 국가에서 독점할 수 있도록 했다. 중남미 국가들을 중심으로 리튬 OPEC 창설 움직임도 보인다.

▶카타마르카 주지사인 내가 멕시코의 정책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카타마르카주는 리튬 사업을 희망하는 모든 기업, 국가를 환영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겠다.

- 아르헨티나는 이미 자원 보호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 아르헨티나 라리오하주가 대표적이다. 리카르도 킨텔라 라리오하 주지사는 최근 리튬을 전략 광물로 지정하고 앞서 승인한 탐사 허가도 모두 중단했다.

▶아르헨티나 헌법은 지하자원의 소유권이 각 지방정부에 있다고 명시한다. 카타마르카 주지사로서 라리오하주의 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광업은 재생불가하다. 리튬 개발에 대한 로열티를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하는 이유다. 물론 우리는 자원의 저주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아르헨티나 현행법이 외투 유치 방해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포스코홀딩스가 인수한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도 행정구역상 살타주에 속하지만 지리적으로는 카타마르카주에 위치했다. 지자체 사이 이견은 없나.

▶아르헨티나는 주정부와 주의회가 자원개발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다. 상원의장인 (아르헨티나) 부통령과 연방의회에 (리튬 개발 등에 대해) 보고할 뿐이다. 카타마르카주와 살타주, 후후이주의 각 주정부는 리튬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 협의체는 포스코홀딩스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의 리튬 개발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돕는다. 우리(카타마르카주·살타주·후후이주) 모두 리튬을 산업화해 지역경제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굳은 의지로 뭉쳤다. 지자체 사이 이견은 없다.
"에스크로 계좌·공청회 개최, 주정부 신뢰 배경"
라울 하릴 아르헨티나 카타마르카 주지사는 "우리는 리튬 개발에 대한 로열티를 결제대금예치(에스크로·Escrow) 계좌에 보관한다"며 "이는 주민들이 주정부를 신뢰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하릴 주지사(오른쪽)가 머니S와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하릴 주지사 제공
-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자원개발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Mercosur)와 유럽연합(EU)은 환경보호에 대한 입장차로 자유무역협정 비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원 개발과 환경 보호가 양립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자원 개발을 위해서는 환경 파괴를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도 집을 나가는 순간부터 환경을 파괴하지 않나. 중요한 것은 자원 개발과 환경 보호 사이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리튬 개발이 진행된다면 환경이 크게 파괴되지 않을 것이다.

- 볼리비아는 환경 보호와 자원 개발의 양립이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전 세계 리튬 매장량 1위를 자랑하는 볼리비아는 환경 단체와 지역 주민의 강한 반대로 외투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볼리비아 현지에서는 환경단체가 볼리비아 리튬공사(YLB) 사장을 임명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카타마르카 주민은 주정부를 신뢰한다. 리튬 개발에 대한 로열티를 결제대금예치(에스크로·Escrow) 계좌에 보관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정기적으로 공청회를 열어 리튬 개발에 대한 입장을 듣는다.

- 중남미의 핑크타이드(진보물결)가 중국과 밀착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대 채권자가 국제통화기금(IMF)인 아르헨티나의 경우 미·중 사이 줄타기 외교가 불가피해 보이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카타마르카주는 자체적으로 리튬을 개발할 기술이 없다. 우리가 민간 투자를 적극 장려하는 이유다. 중국과 미국, 한국, 영국, 호주 모두 소중하다. 카타마르카주는 미국과 중국 중 특정 국가와만 친하게 지낼 여유가 없다.
"리튬 국유화 반대… 자본·기술 부족"
사진은 아르헨티나 살타주 염호. /사진=로이터
- 지난 2008년 볼리비아 정부는 리튬 국유화를 강행했다. 아르헨티나도 지난 2012년 에너지기업 YPF의 국유화를 강행해 스페인 석유회사 렙솔과 갈등을 빚었다. 중남미 국가들의 국유화 문화가 외투 유치를 가로막는 것 아닌가.
▶볼리비아 등 다른 국가를 평가할 수는 없다. 카타마르카주에 대해서만 언급하겠다. 개인적으로 케인스 경제학을 신봉한다. 즉, 리튬 시설의 국유화에는 반대하지만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주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유화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자본과 기술력이 필수다. 카타마르카주는 자본과 기술력 모두 부족하다. 국유화에 반대하는 이유다.

- 앞서 포스코홀딩스를 언급했다. 주지사에게 포스코홀딩스가 갖는 의미는.

▶포스코홀딩스는 우리에게 '큰 기회'로 요약된다. 포스코홀딩스의 투자는 자연스레 카타마르카주의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포스코홀딩스의 투자로 인한 수익은 관광업과 농업 등 기존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포스코홀딩스뿐만 아니라 카타마르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기업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세계가 변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중심추가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했다. 오늘날 한국이 더욱 특별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