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채범 한화손해보험 신임 대표가 실적 개선을 이뤄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사진=한화손보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59·사진)가 지난달 22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오는 2025년 3월까지 2년 동안 나 대표는 한화손해보험을 진두지휘한다. 한화그룹은 영업과 기획, 재무 부문을 두루 경험한 재무 전문가인 나 대표에게 한화손해보험의 영업체질·손익구조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1965년 대구에서 태어난 나 대표는 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화생명에서 경북지역단장, CPC전략실장 겸 변화혁신추진TF팀장 외에도 경영관리팀장, 개인지원팀장, 경영혁신부문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했다.


나 대표는 내부에서 공격수로 불린다. 꼼꼼하면서도 목적이 있으면 반드시 이뤄내는 공격적인 성격 때문이다. 지난 1월31일 나 대표를 한화손해보험 대표로 내정할 당시 한화그룹도 "(나 대표는)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3월 말 한화손해보험은 RBC(지급여력비율) 122.8%를 기록해 밀착감시 대상으로 분류된 바 있다. RBC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당시 한화손해보험 RBC가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보다 27.2%(P) 낮았던 게 밀착감시 대상으로 분류된 결정적 이유였다.

지난해 4월부터 한화손해보험은 RBC를 높이기 위해 본격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섰다. 지난해 3월 후순위채 2500억원을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5월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 9월 신종자본증권 850억원을 발행했다. 9월에는 한화생명 참여로 전환우선주 3800만주를 주당 5000원씩 총 1900억원에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3분기 RBC는 156.3%까지 상승했다.


다만 보험업계 RBC 평균치인 202%보다 45.7% 낮아 RBC비율을 높이기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나 대표는 RBC비율을 높이기 위해 사옥 매각 등을 구상하고 있다.

나 대표는 영업 실적 개선에도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손해보험의 영업이익은 2458억원, 순이익은 219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27%, 131%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을 가늠하는 기준인 영업수익(수입보험료)은 8조4738억원으로 전년대비 불과 6%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일반보험에서 아직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 한 걸 실적 정체의 원인으로 꼽는다. 이에 한화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료 할인과 운전자보험 특약 신설 등으로 고객 늘리기에 나섰다. 지난 3월초 한화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료를 지난해보다 2.8% 내렸으며 지난 2월1일엔 운전자보험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을 개정해 경찰조사단계부터 선임한 변호사비용을 보장하고 있다.

경찰조사단계가 끝나고 실제 구속이나 기소절차가 이뤄져야 변호사 선임비용을 보장했던 것을 경찰조사단계부터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개정을 통해 한화손해보험은 자동차사고 상해등급 8~14등급 운전자에게 최대 500만원을, 4~7등급은 최대 3000만원을 지급한다. 이는 현대해상, DB손해보험의 지급금액 기준과 동일하다.

또한 장기인보험 판매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손해보험의 원수보험료 기준 장기인보험 비중은 2020년 94.4%에서 2021년 94.9%, 지난해 3분기 95.2%로 확대됐다. 올해 한화손해보험은 장기인보험 비중을 97%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장기인보험은 암보험과 치매보험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며 통상 보험가입기간이 1년 이상이다.

보험료가 비싸고 손해율은 낮아 보험사들이 수익원으로 보는 상품군 중 하나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나 신임 대표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새로운 전략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익중심의 매출확대 전략을 통해 장기위험손해율을 낮추고 자동차보험은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는 등 수익 개선에 주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정상화가 이뤄진 만큼 하락한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보험영업을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