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사진=임한별 기자
은행권 연체율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부실 우려가 커진 것과 관련해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건전성 관리에 대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3개국 방문에 나섰다. 이 원장은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싱가포르 팬 퍼시픽 호텔에서 금감원·금융권 공동 주최로 열린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설명회(IR)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실리콘밸리 은행,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등 미국 중소형 은행 폐쇄와 크레딧스위스은행 사태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바 있다"며 "물론 한국시장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견실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은행권의 경우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기업의 채무상환부담 증가로 자산건전성이 소폭 저하됐으나 팬데믹 이전에 비해 양호한 수준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특히 아시아 외환위기 경험 이후 한국 금융당국이 핵심 관리지표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은행 외화유동성 상황도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또 "증권·보험 등 여타 금융권역도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측면에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대내외 위험요인 악화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회복탄력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관련해 이 원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부동산 PF 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금감원은 전체 PF 사업장별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정상화 가능 사업장에 대해서는 대주단의 자율적 사업 정상화를 유도하는 등 부동산 PF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빠르게 증가했던 가계부채도 올해 들어 안정화됐으며 최근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연체율이 다소 올랐으나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점 등에 비춰 볼 때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주요 신용평가사 등에서도 평가했듯이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는 관리 가능한 상태"라고 역설했다.

KB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화재·코리안리 등 6개 금융사와 금감원이 공동 개최한 이날 행사는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자금조달 여건 개선과 투자유치를 지원하고 한국 금융중심지를 홍보하기 위해 열렸다.

이 원장은 "한국은 금융산업과 급속하게 융합하고 있는 ICT(정보통신기술), AI(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신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금융 분야의 리더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한국의 주요 금융사들은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디지털 플랫폼의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해외 디지털 은행 등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사들의 해외진출과 관련해서도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해외 진출을 확대해 외연 확장은 물론 성장 모멘텀 역시 확보해가고 있다"며 "금융감독원도 이러한 한국 금융회사들이 진출국 현지에서 안정적이고 건전한 영업활동을 하도록규제·감독 측면에서 적극 지원하고 해외 현지 당국과의 협력 및 소통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