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야심작 쓰론 앤 리버티(TL)가 혹평을 받는 가운데 공식 출시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야심작 쓰론 앤 리버티(TL)가 대중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11년 만에 출시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만큼 이목이 집중됐지만 지금까진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주가 역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어 하반기 공식 출시를 앞둔 엔씨소프트의 고민이 깊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24일부터 30일까지 TL 베타 테스트를 약 1만명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했지만 TL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시장도 돌아섰다. TL 베타 테스트가 실시된 지난달 24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38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다음날 6.28% 떨어진 35만8000원을 기록했다. 26일엔 33만3500원으로 더 하락했고 이달 15일 30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금까지 공개된 TL에선 전투 시스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전투 시 타격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다수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전투를 진행할 때 시야 확보가 어려워 조준 공격이 쉽지 않았고 힐러(체력 회복을 주요 스킬로 활용하는 캐릭터)는 체력 회복력이 약해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투 재미를 배가하려는 '패링'(정확한 타이밍에 방어하면 공격을 되받아치는 기술) 역시 호평을 받지 못했다. 이동 중 공격이 제한돼 정지 상태에서 몬스터나 상대를 노려야 하는 부분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최근 PC MMORPG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자동사냥' 기능도 있는데 유저들이 수동 조작에서 효용감을 느끼지 못하면 자동사냥을 택하는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PC MMORPG 게임으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 이용자들까지 고개를 갸우뚱한다. 엔씨소프트가 TL로 북미, 유럽 등 서구권 지역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게임 완성도 문제는 극복해야 한다.

TL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지식재산권(IP)에만 의존한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카드였다. TL을 개발하기 위해 2011년부터 1000억원 이상을 쏟았다. 김택진 대표가 직접 개발에 관여할 만큼 애정도 컸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대표되는 '페이투윈'(P2W) 시스템을 갖춘 리니지는 엔씨소프트의 캐시카우였지만 과도한 과금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 등 리니지 IP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이른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재현'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TL BM(사업모델) 설계에 많은 공을 들였다. 과거 '리니지' 시리즈처럼 집행검을 획득하기 위해 많은 돈을 써야 하는 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패스'와 '성장 패스'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패스권을 사면 일정 기간 내 캐릭터 성장에 유리한 아이템이나 재화 등을 받는다. 캐릭터 능력을 올려주는 아이템도 미션을 수행하거나 사냥, 제작, 거래소로부터 얻을 수 있다.

고과금으로 유명했던 리니지와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지만 이러한 게임성 비판이 이어지면 엔씨소프트로는 난감하다. 저과금 유저를 공략한다면 수익이 주는 만큼 절대적인 이용자 수를 확보하는 게 과제다.

엔씨소프트는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TL을 북미·유럽·일본 등 세계 무대에 세울 예정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서구권에서 한국 게임 중 최고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엔씨소프트가 앞으로 베타 테스트에서 드러난 여러 지적들을 수용해 완성도 높은 TL을 하반기에 정식 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