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의료기관의 임상윤리 지원 서비스에 의뢰된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뉴스1
최근 3년 동안 서울대병원에서 임상윤리 지원 서비스를 받고 숨진 환자를 분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환자 10명 중 9명은 의사 결정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 이들 가운 약 27%만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연명의료계획서 등을 통해 본인의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동원 임재준·유신혜 교수 공동 연구팀은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2018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3년간 서울대병원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임상윤리 지원 서비스에 의뢰된 총 60건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숨진 환자 중 70대가 22.8%로 가장 많았고 1세 이하 영아는 17.5%였다.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의 절반 이상은 60세 이상 고령이었고 사회경제적 수준으로 보면 저소득층(47.4%)과 의료 급여 환자(21.1%)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숨진 환자 60명 중 80%는 중환자실 입원 환자였다.


연명의료결정법 상에선 임종과정(회생 가능성이 없어 담당의와 전문의의 의학적 판단을 받은 환자)에 있는 환자만 연명의료를 유보 혹은 중단하는 결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숨진 환자 60명 가운데 66.7%가 임종과정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연구팀은 "임종과정 판단 기준이 모호하고 의학적 불확실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명의료를 중단해 숨진 환자 90% 이상이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 이들 중 미리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연명의료계획서 등 문서나 구두를 통해 연명의료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밝혔던 환자는 26.7%에 불과했다.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초기 윤리적 문제의 경우 '치료 거부'와 '연명의료 유보·중단'이 전체의 75%에 달했다. 이후 두 윤리적 문제에 대한 비중은 감소하고 ▲의사결정 능력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 ▲최선의 이익 등 다양하고 새로운 윤리적 문제들이 나타났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임상윤리 지원 서비스의 체계화와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었으나 아직도 임상 현장에는 임상적 불확실성이 높고 환자의 가치를 추정하기 어렵다"며 "다수의 사례에서 적절한 가족이 부재해 대리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윤리적 의사결정의 회색지대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