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에 걸린 금리 안내 현수막./사진=뉴스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3.50%인 기준금리를 올 2월과 4월, 5월에 이어 이달까지 4회 연속 동결하면서 빚 상환 부담에 허덕이던 대출자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그렇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대출금리도 계속 상승 압력을 받고 있어서다.

이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연 3%대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4%대에 재진입했다. 당분간주담대 금리 하단이 연 4%선 밑으로 하락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올 2월과 4월, 5월에 이어 이달까지 4회 연속 금리 동결로 한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인상 종결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 2021년 8월 이후 올 1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10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을 지속해 기준금리를 0.50%에서 3.50%로 3.00%포인트 끌어올린 바 있다.


올 2월에는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한은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해 숨 고르기에 나섰는데 이달 총 4회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금리 인상기가 막을 내렸다는 시장의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달 금리가 동결되고 연내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대출자들은 안심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보면 변동형은 연 4.21~6.19%, 고정형은 4.06~6.00%로 집계됐다.

약 한달 전인 지난달 7일까지만 해도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3.91~6.12%, 고정형 금리는 3.88~5.69%를 기록했는데 이달 들어 주담대 최저금리가 모두 연 4%대로 올라선 것이다.

올 1월부터 기준금리가 6개월동안 3.50%로 유지되고 있지만 주담대 금리가 상승한 것은 시장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은행채 등 준거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 최종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금융소비자들에게 최종적으로 적용되는 대출금리 역시 상승한 셈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등급) 금리는 지난 4월 3.810%까지 떨어졌다가 6월 다시 4%대로 오른 뒤 지난 12일에는 4.310%까지 올랐다.

미 연준이 오는 27일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유력시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와 은행채 발행 증가로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채 금리가 오른 데다 은행 정기예금이 최근 연 4%대에 재진입한 점도 대출 이자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수신금리가 오를 수록 대출금리의 준거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는 만큼 대출금리 인상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5일 발표된 5월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기준 3.56%로 전달대비 0.12%포인트 올랐다. 오는 15일 발표되는 6월 코픽스 역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신규로 대출을 받는 차주들은 물론이고 변동금리 재산정 주기를 맞은 기 대출자들도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가계대출 금리가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올 12월에는 대환대출 플랫폼에 주담대가 포함되는 만큼 금리 경쟁이 본격화하면 연말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