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기사 게재 순서
① 실적 날개 단 넷플릭스… 배경엔 '계정 공유 금지·광고요금제'
② 뭉치면 살까… '토종 OTT' 힘 싣는 웨이브·티빙 합병설
③ 넷플릭스, 성공 비결은 무임승차?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골리앗' 넷플릭스가 지식재산권(IP) 독점 및 창작자 착취 논란에 휩싸이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무와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무한 질주하는 넷플릭스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넷플릭스, K-콘텐츠 '가성비' 낙인 지워야
미 배우·방송인 노동조합 (SAG-AFTRA)이 시위에 나선 모습 /사진=로이터
최근 국내 콘텐츠 제작 환경을 조명한 미국 언론은 K-콘텐츠가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끄는 이면에 노동 착취가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지만 저비용 고효율의 '가성비' 콘텐츠로 여겨지는 것이 K-콘텐츠의 현주소라고 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는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이상 흥행에 성공해도 창작진에게 추가적인 보상이 돌아가지 않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대표적이다. 오징어게임은 공개 후 28일동안 넷플릭스 역대 최고 시청시간인 16억5000만 시간을 기록했다. 253억원의 제작비로 넷플릭스의 기업 가치를 약 9억달러(1조2000억원) 높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러나 오징어게임이 작품 재사용시 창작진에게 지급하는 로열티인 '재상영분배금'도 받지 못하는 등의 불리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수익 배분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작품은 제작비의 100%를 넷플릭스가 투자해 IP 관련 모든 권한이 넷플릭스에게 있다.

미국에서는 할리우드 작가, 감독, 배우 등이 노동조합을 결성해 단체 협상과 파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스트리밍되는 콘텐츠 관련해서도 시청 시간 등 흥행 성적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넷플릭스 등 OTT 스트리밍 시대의 공정한 수익 배분, 인공지능(AI) 저작권 등을 논하면서 '넷플릭스 파업' 'AI 파업'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 창작자의 권리 주장도 쉽지 않다. 국내 제작진 다수가 프리랜서로 고용돼 표준 근로계약서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년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심화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 제작 스태프들이 개별 근로 계약을 맺는 비중은 영화 50.7%, OTT 33.7%에 불과하다. 넷플릭스는 현지 제작사에 외주를 주는 경우 근로자와 직접 계약을 맺는 '직접 고용주'가 아니기 때문에 노조 교섭은 물론 임금 및 추가 보상을 협상할 법적 의무가 없단 입장이다.
넷플릭스 둘러싼 법정 다툼… 쟁점은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사진=뉴시스
넷플릭스는 국내서 망 사용료 이슈와 법인세 회피 등을 둘러싼 법정 공방도 벌이고 있다.
넷플릭스 등 콘텐츠 제공사업자(CP)와 SK브로드밴드(SKB),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ISP)는 망 사용료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국내 인터넷망 트래픽 중 넷플릭스와 구글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34%에 달하지만 이들은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지 않다.

넷플릭스는 이와 관련해 SKB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2019년 SKB가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는 재정 신청을 냈다. 넷플릭스는 방통위 중재를 거부하고 2020년 4월 사용료 관련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나자 넷플릭스는 즉각 항소했다. 이에 SKB가 넷플릭스에 부당이익반환 청구 반소를 제기하며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가 패소할 경우 SKB에 한해 최대 1465억원의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단 전망도 나온다.

지난 6월 내한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ISP를 위해 오픈커넥트 어플라이언스(OCA)에 약 10억달러를 투자했다"며 "다양한 국가의 6000개 이상 지점에서 인터넷이 빨라질 수 있도록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인 OCA 투자로 대신하겠단 것이다.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상당 부분을 해외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회피한단 의혹도 받는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국내 매출은 7733억원인데 비해 법인세 납부액은 33억원에 불과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22%(1416억원) 늘었지만 법인세는 약 6%(2억원) 인상에 그쳤다. 국세청은 2021년 세무조사를 통해 800억원 추징했지만 넷플릭스는 이에 불복하며 소송에 나섰다.

한편 최근 정부는 '2023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K-콘텐츠 제작 비용 세액공제율을 최대 30%까지 상향했다. 기존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제공제율에 추가 10%가 적용되면서 중소기업의 최대 공제율은 30%, 중견기업은 20%, 대기업은 15%로 조정됐다. 업계에선 창작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K-콘텐츠의 역차별을 해소하고 세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