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6월과 7월 2개월 연속 2%대를 나타낸데다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한국 경제 성장률이 1% 선을 겨우 넘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굳이 금리를 올리는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관심은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1.4%) 전망치를 하향 조정에 나설지와 금리 인하 시기를 점칠 수 있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메시지에 쏠린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 오름세에 물가 상승 압력, 역대 최대를 이어가는 가계빚, 원/달러 환율 상승 등 금리인상 요인들도 적지 않아 금리 결정을 둘러싼 한은의 셈법은 복잡한 모습이다.
한은 금통위는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융권에선 동결 전망을 높게 보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총재가 지난 7월 금통위에서 9월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추이를 지켜볼 필요성을 언급했기 때문에 이전까지 금리 인상 등의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연준 역시 9월엔 쉬었다가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데 그때(11월)에는 미국 경기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수준이 아니어서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지난 2월과 4월, 5월, 7월에 이어 5회 연속 동결이다.
━
훤/달러 환율 상승, 가계빚 급증에 매파 메시지 내놓나━
다만 시장에선 이 총재가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남기는 매파적 메시지를 던질 지 주목하고 있다. 가계빚 급증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차단하기 위해서다.한·미 금리차가 2%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중국 부동산발 경제 위기에 따른 위안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지난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30원 오른 1342.60원으로 마감, 종가 기준으로 연고점을 경신했다.
장중에는 1342.80원까지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11월23일(1351.80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가 역대 최대치를 찍는 점도 긴축 메시지를 꺼내들 배경으로 지목된다. 올 7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68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던질 경우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가계빚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가도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오름세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2.7%)과 7월(2.3%)에 걸쳐 2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가고 있지만 8월부터 물가상승률이 반등한 후 연말까지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한은은 예상하고 있다.
다만 매파적 메시지를 던지기엔 저성장이 변수로 작용한다. 당초 기대했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는 커녕 중국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걸은 '상저하고' 달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환율과 한·미 금리 역전차만 갖고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기엔 부담이 따를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물가와 성장에 초점을 두는 만큼 환율이 간접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느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