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로이터·NBC 등에 따르면 처트컨 워싱턴 연방법원 판사는 이날 워싱턴 D.C. 연방지법에서 열린 청문회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 일정을 확정했다.
청문회에서 처트컨 판사는 언제 재판에 회부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 트럼프 측 변호사와 연방 검찰의 입장을 들었다. 잭 스미스 특검은 재판을 오는 2024년 1월에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측은 재판을 대선 후인 오는 2026년 4월까지 연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처트컨 판사는 "양측 주장이 너무 다르다"며 "어느 쪽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처트컨 판사는 재판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측의 요청 일자가 터무니 없이 길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일정과 관계없이 재판 날짜에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이 2026년에 시작되는 일은 없다"고 말하며 "트럼프 측은 이미 재판을 준비할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프로 운동선수가 피고인일 때 그의 경기 일정을 고려해 재판 일정을 조정하는 일이 부적절하듯이 피고인의 개인적·직업적 특성을 반영해 일정을 정해선 안 된다"면서 "트럼프는 다른 어떤 피고인보다 더 존경받거나 덜 존경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측은 이에 불복하는 입장을 보였다. 존 라우로 트럼프 측 변호사는 특검이 제안한 일정에 대해 "이것은 신속한 재판이 아닌 쇼 재판을 요청한 것"이라며 "트럼프는 법 위에도, 밑에도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재판 일정에 대해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법률 전문가에 의하면 트럼프 측은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일정 결정에 항소할 수 없으며 라우로 변호사가 처트컨 판사의 일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비친 점을 미루어 볼 때 재판 일정은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재판 날짜인 3월4일은 공화당 예비선거와 당원대회가 가장 많이 열리는 '슈퍼 화요일' 하루 전날이다. 공화당은 내년 3월5일 앨라배마·알래스카·아칸소·캘리포니아주 등 15개 주에서 예비선거나 당원대회가 열린다. 인구가 많은 10여 개 주에서 선거가 열리는 만큼 공화당 후보자의 윤곽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패한 후 지지자를 선동해 의회를 난입하도록 부추기는 등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한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도 포르노 배우와의 성관계를 입막음하려는 시도에 대한 혐의, 지난 2021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있는 자신의 리조트에 100여 건의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 지난 대선에서 조지아주 개표 결과를 조작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내 지지율은 60%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또한 이달 초 ABC뉴스와 입소스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도가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의 지지도를 앞섰음을 보도하면서 재선이 현실화할 수 있음을 알렸다. 미국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는 선거 기간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닐 예정이다. 다만 현재 발생하는 논란이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명세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