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추후 더 폭등할 경우 연준이 긴축 강도를 더 높여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채 금리는 이미 5%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오른 상황에서 당분간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가 이어져 대출자들의 이자부담 고통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기습공격을 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공식 전쟁을 선포했다. 양측의 교전이 11일 기준 나흘째 이어지면서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하마스가 이란으로부터 무기와 군사훈련을 지원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가능성까지 나와 금융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무력 충돌이 중동 전쟁으로 확전되면 국제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미 국제유가는 오름세다. 지난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59달러(4.34%) 오른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관건은 국제유가 오름세는 물가 상승을 부추겨 연준의 긴축 강도를 예상보다 더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국제유가 급등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고강도 긴축을 이어온 연준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연준은 연내 한차례 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해왔다. 올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연말 최종 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5.6%(5.50∼5.75%)로 6월 전망치를 유지한 바 있다. 이는 올 11, 12월 두 차례 남은 회의에서 최소 한 번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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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심화하고 물가 상승 압력 커져… 고심 커진 한은━
연준이 실제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한국은행의 셈법 역시 복잡해진다. 현재 2.00%포인트로 벌어진 한국(3.50%)과 미국(5.25~5.50%)의 기준금리 역전 차가 사상 최대치를 넘겨 2.25%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이달까지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은 15개월가량 지속되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차가 확대될 경우 자본유출 우려 등 원화가치 하락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전쟁은 '강달러' 현상을 심화할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질수록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0전 내린 1349원50전에 마감하며 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이번 무력충돌의 여파를 시장이 아직 관망하는 단계인만큼 외환시장은 일단 고요한 모습을 보였지만 향후 무력 충돌이 본격적인 전쟁으로 이어지면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와 강달러 뿐만 아니라 치솟는 유가도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한은에 부담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연말까지 90달러 대에 머문다면 물가상승률이 전제보다 더 높아질 것이란 게 한은의 관측이다. 앞서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100달러선에 근접한 바 있다.
한은은 다음 달부터 물가 상승폭이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유가 변수가 생길 수 있단 얘기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목표하는 물가 안정치에 도달하려면 금리 인상 이외엔 해법이 없다는 진단도 내놓는다.
이에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보다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채 발행량도 늘면서 대출금리도 뛰고 있다. 은행채 발행량이 증가하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오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들은 은행채를 순상환 해오다 올 8월 순발행(3조7794억원)으로 전환한 이후 9월에는 약 4조7000억원으로 순발행 규모를 확대했다.
이같은 추세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최고금리는 7%대로 올라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미 연준이 생각했던 수준보다 물가 경로가 쉽게 못 내려올 수 있다"며 "고금리를 이어가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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