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부실기업 정상화 과정에서 채권자 간 이해가 맞지 않으면 언제든 중단될 수 있지만 기촉법 재입법 전까진 대규모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가능성을 다소 낮출 수 있게 됐다.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 등 6개 금융협회와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는 31일부터 '채권금융기관의 기업구조조정 업무 운영협약'(협약)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협약제정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지난 17일부터 소속 금융기관에 대한 협약 가입 절차를 진행한 결과 금융권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대부분의 금융기관(가입률 98%)이 협약에 가입했다.
그동안 은행들은 기촉법상 구조조정 체계에 따라 '기업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채권은행 협약'(기업 구조조정 촉진 협약)을 운영해 왔다. 이어 보험사·저축은행 등도 이를 준용해 대상이 확대된다.
앞서 5년 한시법인 기촉법은 지난 15일 일몰이 도래했다. 이에 16일부터 기촉법이 효력을 잃어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수단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만 남는다.
법정관리는 워크아웃보다 법적 요건이 까다롭다. 또 법정관리는 워크아웃과 달리 상거래 채무를 동결하거나 탕감하는 만큼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에는 일부 유리한 점도 있지만 협력기업이 동반 부실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기촉법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를 겪으며 지난 2001년 한시법으로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총 다섯 차례 연장된 바 있다.
기촉법 연장안은 발의됐지만 여야 정쟁으로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묶여 있는 상태다. 금융당국은 기촉법 재입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로선 자율협약만 남은 상태라 채권단 동의를 통한 효율적인 구조조정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크아웃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 경영 정상화 계획을 승인받으면 되는 데 비해 자율협약은 채권단 100%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기촉법 일몰 전 워크아웃이 개시된 기업의 경우 워크아웃 신청 당시 법령에 따라 기존 기촉법 규정을 계속 적용한다. 지난달 말 기준 32개 사가 기촉법상 워크아웃을 진행 중으로 이들은 기촉법 일몰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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