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공항 조감도 /사진=경북도청
▶기사 게재 순서
①하늘길 열렸다… 비행기 확보 나선 항공사들
②덜 먹고 멀리 가는 경쟁 본격화
③신공항 두고 '짧은 이-착륙' 대결
항공기 제조사들은 아시아시장이 앞으로 전 세계 항공 산업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하며 특히 한국 시장의 성장을 주목한다. 높은 소득수준을 바탕으로 항공 수요가 탄탄한 데다 지리적 이점까지 살릴 수 있어서다.

최근 국내 항공 시장이 주목받는 배경 중 하나는 소형 신공항 때문이다. 정부는 울릉도와 흑산도, 백령도에 소형 공항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는데 유럽의 ATR과 브라질 엠브레어 등 소형항공기 제작사가 눈독을들이고 있다.
짧은 활주로 이·착륙 충분
최근 페덱스가 대량 주문한 ATR의 터보프롭 항공기 /사진=ATR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건 2026년 개항이 목표인 울릉공항이다. 현재 서울에서 울릉도에 가려면 KTX 등 기차를 타고 포항으로 이동한 뒤 다시 배를 타고 4시간 이상 가야 한다. 비행기를 타면 1시간 이내면 도착 가능하다.
하지만 추진 내용에 따르면 울릉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1200m에 불과하다. 짧은 이·착륙 거리 탓에 기존 국내 항공사들이 운항하는 항공기로는 취항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내륙 공항인 김포공항의 경우 3600m와 3200m 두 개 활주로가 있다.


이에 터보프롭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 자회사 ATR과 소형 제트기 제조사 엠브레어가 소형 공항 취항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두 업체 모두 1200m의 공항에서도 운항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ATR은 한국 울릉공항 취항을 목표로 한 '섬에어'에 공급을 추진 중이며 엠브레어는 경상북도와 울릉·포항공항 활성화 협약을 맺었다. ATR의 대표 기종으로는 터보프롭기 'ATR-72 600'인데 브라질 엠브레어 제트기 'E190-E2'와 경쟁한다.
ATR 기내 인테리어 /사진=ATR
ATR은 김포-울릉 노선의 비행거리가 389km쯤인 만큼 무급유 왕복 운항이 가능하다고 한다. 72인승 기종을 내세우는 ATR은 터보프롭기 특성을 강조한다. 활주로 접근속도가 낮아 착륙 거리가 짧다는 것. 특히 적은 소음으로 야간 비행이 가능한 점과 제트키 대비 낮은 운영비용은 터보프롭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장 다니엘 코자우브스키 ATR 세일즈디렉터는 "ATR의 터보프롭기는 동급 제트기보다 연료를 45% 적게 소모하고 CO2 배출량도 45% 적다"며 "적은 소음으로 도심-야간 운항도 가능해 운항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화물 전용기도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엠브레아는 1200m 활주로에서도 충분히 이·착륙이 가능한 제트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제트기의 장점은 익숙함이다. 대부분 국내 항공사는 제트기 중심 기단을 꾸렸기 때문에 운항고도와 소음 및 진동 등 기존 경험과 차이가 없다.
내륙 노선만으론 경제성 낮아
엠브레아 E195 소형 제트기 /사진=엠브레아
울릉공항등 소형 신공항 건설에서 중요시되는 항목은 경제성이다. 양양공항이나 무안공항 등 적자를 면치 못하는 지방 공항의 사례를 우습게 봐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 두 곳은 KTX 등 철도망과 고속도로 인프라가 잘 갖춰진 편이어서 항공사가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존 지방 공항은 정치 논리가 앞선 탓에 경제성이 뒷전인 경우가 많았다"며 "새로 추진하는 도서지역 소형공항은 내륙 연계 노선만으론 꾸준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알렉시스 비달 ATR 커머셜 부문 수석 부사장은 국내 동-서간 연결성을 높이는 것과 인근 국가인 중국과 일본을 연계하면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일본에서는 ATR 항공기 20대가 이미 운항 중인데 앞으로 50대로 늘고 대만도 24대에서 30대로 증가한다"며 "중국에서는 항공기 형식 인증을 받아 운항이 가능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들 국가를 잇는 역할을 함으로써 새로운 노선이 생겨나며 시장이 커지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