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나란히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이 휴전 상태에 들어간 양상이다.
갈등의 원인이 된 '김건희 여사 명품백'에 대해서 윤 대통령은 직접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한 위원장은 답변을 아끼고 있으며 김경율 비대위원은 몸을 낮췄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당이 총선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갈등을 잠시 덮어놨을 뿐,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권력'인 윤 대통령과 '미래 권력'인 한 위원장의 힘 겨루기가 거듭 반복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여사 의혹은 최근 불거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의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한 위원장이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다"고 입장을 바꾼 게 갈등의 배경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충돌 이틀만인 지난 23일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충남 서천군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한 후 대통령 전용열차로 함께 상경하면서 갈등을 봉합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전용열차 상경 이후 대통령실과 당 모두 확전은 피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안에 언론사 신년 대담을 통해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증폭되고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연일 "입장이 변한 게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갈등의 골이 깊어져 확전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전날(25일)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겠다고 했고 김 여사 사과도 필요하다 했는데 입장 변화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제가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던가"라고 한발 물러섰다.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염려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엔 "제가 드렸던 말 그대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경율 비대위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2024.1.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여권에서 언급을 자제하던 김 여사 리스크를 가장 먼저 꺼내들며 공개 비판했던 김 비대위원도 25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조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더 이상 밝혀질 것이 없다"고 두둔하며 몸을 낮추는 태도를 취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김건희 여사를 언급하지 않았고,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관련 생각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며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하던 것과 비교했을 때 몸을 한껏 낮춘 것이다. 다만 이같은 움직임은 갈등을 '일시 멈춤'한 것일 뿐, 봉합하진 못했단 분석이 우세하다. 갈등 원인인 김 여사 리스크와 김 비대위원의 사천 등에 대한 뚜렷한 대응이 현재로선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갈등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는 김 비대위원 사퇴에 대해서 한 비대위원은 "그런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여권에선 두 사람의 이번 갈등에 대한 봉합이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 때까진 유예됐단 해석이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뉴스1에 "윤 대통령이 대담을 통해 직접 이번 논란을 잠재우고 나서 한 위원장이 그에 맞는 메시지를 내는 수순으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의 '비대위원직 사퇴' 카드도 대담 이후 김 비대위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출마지역은 정해놓고 비대위원직을 수행하느라 예비후보 등록을 안 하고 있는 비대위원들이 있는데,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비대위원 직은 자연스럽게 놔야 한다"며 "김 비대위원도 출마하면서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이 봉합된 이후에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권력 다툼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단 우려가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제 의원들도 총선 기점으로 정권 후반기에 접어드는 윤 대통령이 아니라, 떠오르는 미래 권력인 한 위원장에게 지지를 보낼 것"이라며 "이번 갈등 국면에서도 김기현 전 대표, 이준석 전 대표와는 다르게 한 위원장이 굳건할 수 있었던 건 국민 여론과 당 지지세가 한 위원장에게 이미 쏠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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