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 /사진= HMM


▶글 쓰는 순서
①7주간의 꿈…새우가 고래 삼키지 못했다
②플랜B는 대기업 3파전?
③팬오션은 안도…HMM은 고심



매각협상이 결렬됐지만 HMM 몸값은 더 뛸 전망이다.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HMM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처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HMM 우선인수협상대상자였던 하림그룹은 인수희망가로 6조4000억원을 제시했지만 산은과 해진공이 영구채 전환 시 HMM 몸값은 13조원으로 치솟는다.

이에 매각 '플랜B' 인수자로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공식적으로는 관심 없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업계는 정부 주도 인수합병이 추진될 수 있다고 본다.
자금 여력 충분해도 인수 참여는 '글쎄'
HMM 매각은 장기적인 될 가능성이 높다. 덩치가 더 커졌는데 업황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업황 악화로 해운동맹 재편도 본격화돼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HMM이 참여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에서 세계 5위 독일 선사 하팍로이트가 탈퇴, 세계 2위 덴마크 선사 머스크와 새로운 동맹을 만든다고 밝혔다. 디얼라이언스는 한국의 HMM,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대만 양밍해운, 독일 하팍로이트 등 네 곳으로 결성됐는데 유럽 선복량이 가장 많은 회원사가 이탈하기로 해 고민이 커졌다.

지난 2월9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166.31을 기록했는데 연중 최고였던 올 1월19일(2239.61)보다 3.2% 떨어졌다. 국제 지정학적 정세 불안정으로 해상 운임이 상승할 수도 있지만 경제 침체 및 운항 선박 과잉이 이어지고 있어 일시적일 수 있다고 본다.

플랜B에서 인수 기업으로 거론되는 주요 기업들이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PCTC) '글로비스 센추리'호 /사진=현대글로비스
HMM을 인수할 수 있을 곳으로 예상되는 곳은 재무적투자자(FI)가 필요 없는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등이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범 현대가로서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해운산업 관련 노하우를 쌓았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운영능력과 자금력이 충분할 것이란 평가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경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SDV(소프트웨어중심의 자동차) 관련 역량을 모으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해운업 등 신규사업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그룹도 거론되지만 걸림돌이 많은 데다 HMM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한다. 해운법 제24조에 따라 원유, 제철원료, 액화가스,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량화물의 화주가 해운업에 등록하려면 해양수산부 장관의 결정이 필요하다. 포스코는 제품과 원료 등의 해상운송에 연간 4조원가량 비용을 쓰지만 HMM을 통해 비용감축은 가능할지라도 새로운 경영진이 상황을 검토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화그룹도 거론되는데 최근 한화오션이 해운업 진출을 밝혀서다. 하지만 해운업 진출은 그룹의 사업 지원 차원일 뿐 HMM 인수는 계획 없다고 한다.
HMM 인수, 경영권 보장이 관건?
하림이 HMM 인수협상을 진행될 당시 쟁점이 된 부분 중 하나가 경영권 보장이다. 수조원을 들여 인수하더라도 온전한 경영권을 보장받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HMM 인수 불발 이후 하림은 "실질적인 경영권 보장 없이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 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매각측 주장이지만 인수측에서는 과도한 간섭으로 여겨질 수 있다"며 "덩치도 커지고 민간기업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요소도 많이 줄어든 만큼 매각 장기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