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진료지원인력(PA) 간호사 시범사업'을 지난 27일부터시행한 가운데 현장의 불안감은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 전공의 전용공간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이 상태로 가면 못 버티죠"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진료지원인력(PA) 간호사 시범사업'을 지난 27일부터 시행했다. 전공의가 떠난 자리를 간호사가 대신하는 것으로서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지만 간호사들은 업무 과부하를 호소하고 환자들은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이날 머니S에 "지금도 죽겠는데 어떡하라는 거냐"며 "초유의 비상사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간호사가 의사가 되는 건 아니지 않나"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 간호사들이 안 하던 의사 업무를 배워서 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정말 사고 난다. 환자가 마루타가 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간호사들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해 고소·고발 등 법적 위험을 줄여주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의료법으로는 불법 의료 행위이기 때문에 처벌은 (개인으로선) 간호사들이 받는다"고 간호사들의 불안감을 전했다.

이어 "원래도 화장실도 못 가고 밥도 못 먹고 일하는 상황인데 거기에 전공의 업무까지 떠넘기면 버틸 수가 없다"며 "불법 의료까지 정부가 적반하장으로 시키면서 (정부 정책에 따른 전공의 집단사직) 책임을 다 간호사들한테 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는 "교수, 전문의, PA간호사가 전공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는데 특히 PA의 불안감은 크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과중한 업무에 전공의 일이 더해져 버텨도 한 달이 채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A씨는 지난 26일 "PA간호사들은 근무 형태가 변경돼 주말에도 출근하고 있으며 평일에도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관련 시범사업 전개 전 PA간호사들이 이미 전공의 자리에 투입됐다는 뜻이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원진녹색병원 재활의학과 과장)은 "지금 의료 공백이 발생하니까 간호사들더러 그 일을 대신하라고 하는 게 무슨 시범사업이냐. 이건 말장난이다"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제일 불안한 건 환자들"이라며 "이게 별도의 자격증도 아니고 환자들은 의사가 와서 하는 걸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