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등 주요 대학병원이 수술 축소 등으로 입원 환자가 크게 줄면서 경영난에 빠져 병동 통폐합·응급실 축소에 나섰다. 지난 29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우산을 쓴 의료진이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응급의학회는 지난 26일 낸 성명에서 "응급의료인력 부족으로 어려운 응급의료 현장에서 6주째 격무에 시달리다 못해 지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문제는 응급진료의 기능 와해를 의미하고 국민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응급의료 체계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중증 응급환자에 대해 진료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응급실 기능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으나 의료기관의 수술·입원·중환자실 입원의 축소로 인해 응급실 운영 축소도 불가피하게 되어 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료공백 장기화에 따라 주요 대학병원이 수술 축소 등으로 입원 환자가 크게 줄면서 병동 통폐합·응급실 축소 등 비상 경영에 나서고 있다.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대형병원들은 하루 10억원 이상의 적자에 허덕이며 병동 통폐합에 나섰다.
서울대병원은 운영 효율화를 위해 전체 병동 60여개 중 응급실 단기병동 등 10개 병동을 폐쇄했다. 기존 500억원 규모였던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2배 늘려 1000억원 규모로 키우는 등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부산대병원도 지난 26일 60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일반병동 56개 중 9개를 폐쇄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일반병동 19개 중 2개 병동을 비웠다. 세브란스병원도 75개 병동 중 6개 병동을 3개로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병원들은 "중환자실과 응급실 운영에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난에 병원들은 인력도 다시 배치한다.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은 의사가 아닌 간호사를 비롯한 일반직 직원을 상대로 무급휴가를 권하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의료노련)은 지난 26일 성명서를 통해 "병상 가동률 저하로 병원들은 타 산업에서 보인 구조조정을 방불케 하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면서 "일부 명예퇴직을 논의 중인 곳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의료사태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중심의 기형적 인력 구조가 화를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병원들은 저수가(낮은 의료비용) 체계에서 수익 창출을 위해 전문의 대신 전공의의 최저임금 수준인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 왔다.
전공의들은 주당 80시간 이상 근무해왔다. '빅5' 병원은 전체 의사 중 전공의 비중이 약 4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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