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왼쪽)는 지난해 11월 김소영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카카오의 쇄신을 위한 준법 경영의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지난 1일 카카오 주요 임직원에 대한 인사가 단행, 정규돈 전 카뱅 CTO를 카카오 CTO에 선임했다. 카카오는 그가 회사의 복잡한 서비스들을 위한 기술 이해와 제1금융권의 기술안정성 수준을 구축한 경험이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4일 준신위가 권고한 '주요 경영진 선임 시 평판리스크 관리방안 수립' 권고는 여전히 따르지 않고 있다. 당시 준신위는 정규돈 CTO 논란 등 이미 발생한 평판 리스크에 대한 해결방안은 물론 향후 유사한 평판 리스크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2월20일 처음으로 마련한 권고안에는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회복 등에 대한 이행방안을 마련하라고 하기도 했다.
정 CTO는 과거 카뱅 먹튀 논란을 불러 일으킨 경영진 중 한 명이다. 그는 카뱅이 상장한 지 3거래일만인 2021년 8월10일 보유주식 11만7234주 중 10만6000주(주당 6만2336원)를 팔아치워 차익 66억원가량을 실현했다.
이형주 당시 카뱅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 신희철 최고인사책임자(CHO),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 등도 다 같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나서면서 총 매도수익 159억원 정도를 챙겼는데 당시 정 CTO가 행사한 물량이 가장 많았다.
정 CTO는 2주 후인 같은 달 24일 나머지 주식 1만1234주(주당 9만1636원)도 모두 팔아 10억원 이상을 추가로 남겼다. 카뱅 상장 후 장중 최고가가 같은 달 20일 9만4400원이었다.
이러한 카뱅 임원진들의 상장 직후 스톡옵션 행사는 같은해 12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900억원대 차익실현과 더불어 먹튀 사태로 번졌다. 임원진의 대량 매도 이후 주가가 하락해 개미 주주들만 피해를 입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때 사건은 기업 내부자의 주식거래를 30일 전 공시하는 걸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시발점이기도 했다.
주요 경영진들의 검찰 수사 등으로 환골탈태를 천명한 카카오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 CTO를 임명하면서 준신위가 쇄신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범수 창업주까지 나서 사명 교체를 언급할 정도로 강도 높은 변화를 천명했지만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지난달 28일 공식 취임한 정신아 신임 대표의 의지로 전해졌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정 CTO의 경우 스톡옵션을 행사할 당시에는 크게 사회적 논란이 일어나지 않은 점, 행사 이후에도 상당 기간 회사에 재직했기에 먹튀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 등을 감안해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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