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2024.7.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검찰 조사를 놓고 '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 대면조사를 사전에 보고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총장과 중앙지검장 간 불화설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 20일 오후 1시30분쯤부터 이튿날 오전 1시20분쯤까지 약 11시간50분 동안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비공개로 김 여사를 조사했다.
◇10시간 만에 총장 보고…"수사 설득하느라 늦어져"
서울중앙지검은 오후 1시30분부터 도이치모터스 관련 수사를 먼저 진행한 뒤, 오후 8시30분 무렵 김 여사를 설득해 명품가방 수사도 진행했다고 한다.
이 총장이 김 여사 조사를 보고받은 시점은 20일 오후 11시30분 무렵이다. 대면조사를 시작한 지 10시간, 명품가방 수사 시작 3시간여 만에 조사 사실을 보고받은 셈이다.
대검은 김 여사 수사 사실이 알려진 직후 "보도된 김 여사 조사 과정에 대해 검찰총장 및 대검 간부 누구도 보고받지 못했다"며 "조사가 끝나가는 시점에 서울중앙지검에서 대검에 사후 통보해 왔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사건 소환 조사는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태라 보고할 수 없었고, 명품가방 조사는 확정되지 않아 유동적인 상황이라 보고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를 배제하면서 지금도 검찰총장은 도이치모터스 관련 사건은 보고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명품가방 수사는 검찰총장에게 지휘권이 있다.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제공) 2024.7.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검찰 내부에선 보고가 늦어진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를 조사하게 되면 명품가방 수사도 사실상 예정됐다고 봐야 하는데, 그렇다면 이를 사전에 보고했어야 한다는 것이 대검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형사1부도 미리 (조사 현장에) 가서 수사 준비를 했을 텐데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건 이상하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명품가방 사건도 함께 조사할 수 있도록 (김 여사 측을) 설득하고 협의하느라 수사 여부가 유동적인 상황이었다"며 "명품가방 수사도 성사시키려고 집중하다 보니 보고가 지연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원석 "성역 없다"…조사 방식 이견 있었나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 조사 방식 등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이 총장이 김 여사 수사에 대해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검찰이 김 여사를 공개 소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대면조사 한 것은 '특혜가 없다'던 이 총장 발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셈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 총장의 '성역이 없다' 발언에 대해 "가치판단의 표현인데 사실을 말하는 검사가 그런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좀 와닿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전날 오전 김 여사 대면 조사 사실이 알려지자 '총장은 중앙지검에 검찰 소환조사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누누이 당부했다', '몰래 소환 우려해 총장 보고 없이 제3의 장소 등 몰래 소환은 절대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등의 내용이 '받은글' 형태로 돌기도 했다.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불화설은 지난 5월 검찰 인사 당시에도 거론된 바 있다.
법무부는 지난 5월 김 여사 수사와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등을 지휘하던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부산고검장으로 발령하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을 임명했다.
이원석 총장은 당시 기자들이 '검찰 인사가 총장과 조율된 것이냐'고 묻자 7초 동안 침묵하다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