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측이 최윤범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사진=박찬규 기자
법원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을 허용하면서 최윤범 회장이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에 대항할 카드가 추가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영풍 측이 최윤범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을 갖고 있는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을 통한 경영권 방어가 가능해졌다.

앞서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간(9월13일~10월4일)에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해 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자본시장법 제140조에 따르면 공개매수자와 그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기간 공개매수 대상 회사의 주식을 공개매수 외의 방식으로 매수할 수 없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최 회장 측은 자사주 매입을 추진할 법적 요건을 갖추게 됐다. 고려아연 보유 현금을 활용해 자사주를 매입하면 대항공개매수를 위한 외부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저지를 위해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공개매수 방식의 자사주 매입을 의결할 계획이다.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도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가격(주당 75만원)보다 높게 책정할 전망이다.

최 회장 측이 1주당 80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하면 1조원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사주는 125만주다. 이는 전체 주식 중 6%에 해당한다. 매입한 전체 자사주 중 일부는 주주 환원 정책 차원에서 소각하고, 나머지 자사주는 우호 지분 확대에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의 실제 시가는 주당 금 50만원 정도인데 현재 70만원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고려아연 주식의 주가를 고려할 때 자기주식을 취득할 이유가 없다"며 "이러한 주식을 고려아연이 주당 금 80만원에 취득하는 경우 그 즉시 주당 30만원 가량의 손해를 입게 되고 이러한 의사결정을 한 고려아연 이사는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씨 일가는 이날 제리코파트너스를 동원해 약 1181억원 규모의 영풍정밀 공개매수도 시작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회사다.

이한성 영풍정밀 대표는 "MBK파트너스 공개매수 성공 시 영풍정밀은 무분별한 구조조정 이후에 장형진(영풍 고문)의 사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주 여러분들께 이번 제리코파트너스의 대항공개매수에 많은 관심과 함께 적극적으로 동참을 해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