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정부의 명절 통행료 감세 정책으로 지난 5년 간 약 2조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2월8일 경기도 성남시 궁내동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가 무료로 운영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명절 연휴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정책을 시행했지만 비용은 한국도로공사가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5년간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금액이 약 2조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자료를 받은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주시 을)은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약 187만대의 차량에 대해 2조266억원(면제 5786억원+할인 1조4480억원)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거나 할인했다고 밝혔다.

통행료 면제 금액 중 대부분이 명절 기간에 시행돼 온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정책에 따라 발생했다. 정부는 2017년부터 명절 기간 통행료 면제 정책을 이어갔다. 코로나19 기간이던 2020년 추석부터 설까지를 제외하고 현재까지도 통행료 면제 정책은 이어져 오고 있다. 또 소방차와 구급차, 교통단속 차량 등 긴급 차량 및 국가유공자 차량은 통행료를 받지 않고 장애인, 경차, 출퇴근 이용 차량 등도 할인 혜택을 받는다.


다만 이러한 감면 정책으로 인해 입은 손실을 한국도로공사가 홀로 부담하면서 재정 악화가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5년간 감면된 금액을 연도별로 보면 2021년 3460억원에서 2022년 4248억원, 2023년 4900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3897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 측이 이를 보전해준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공사처럼 공익 서비스 시행으로 입은 손실을 정부가 보존해주는 공익서비스 비용(PSO) 제도가 있지만 정부가 비용 보전을 한 적은 없다. 앞서 한국도로공사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200~400억원씩 총 2580억원을 지급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지만 실제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그마저도 PSO 보전 대상 총액인 3조2000억원 가운데 7.9%에 불과했지만 보전이 이뤄지지 못했다.

여기에 고속도로 통행료는 2015년 인상 이후 9년간 동결되면서 한국도로공사의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 공사의 총부채는 2019년 29조4000억원에서 매년 불어나 지난해 38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안 의원은 "PSO 금액 보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도공의 재정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통행료 인상과 공익 서비스 축소 등 국민이 누리는 혜택이 축소되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정부는 공사에 적정 금액을 보전해 공익 서비스가 지속 가능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