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거래시간 확대와 부실기업 퇴출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 체질개선'에 들어갔다. 사진은 코스피 5000 달성을 기념하는 펼침막이 내걸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진=김창성 기자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도 부실 상장사 퇴출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가총액이 기준에 미달하면 퇴출 대상에 오르며 이를 통해 자본시장 혁신·신뢰도를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유관기관 업무보고에서 거래시간 연장과 함께 상장폐지 요건 강화, 시장감시 체계 고도화 등의 계획을 내놨다.

해외 자본 유입 확대를 위한 단계적 '24시간 거래'의 경우 거래소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증권업종본부가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도입 준비 과정과 시점의 문제일 뿐 그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체질 개선의 핵심은 상장기업 본연의 성과가 판가름낼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는 투자자의 돈을 받아 기업을 경영하고 거둬들인 이익을 다시 투자자에게 배분하고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그만큼 상장사 자체가 어떻게 회사를 경영하고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자본시장 전체의 가치도 좌우된다.

거래소가 부실 상장기업을 퇴출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도 전체 자본시장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거래소의 상장유지 기준 강화에 따라 2029년까지 약 230개 기업이 상장폐지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코스피 상장사는 현행 50억원 이상인 시가총액 기준이 단계적으로 강화돼 2028년엔 500억원으로 상향된다. 이달부터 당장 200억원으로 기준이 바뀌었다. 매출 기준으로는 2029년까지 300억원으로 확대된다.


코스닥도 시총 기준이 기존 40억원에서 150억원, 매출은 3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기준이 올라간다.

시총 기준에 미달한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다만 시총이 10거래일 연속 기준을 충족하고 누적 30거래일을 채우면 관리종목 지정은 해제된다.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절차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일한 적용을 받는다.

거래소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2029년까지 전체 상장사의 약 8% 수준인 230개 기업이 상장폐지 기준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본다.

상대적으로 시장 가치가 저평가된 코스닥의 경우 ▲AI 분야 글로벌 경쟁 ▲태양광·풍력·바이오·수소·폐기물 등 신·재생에너지 ▲우주 관련 산업 등을 키워 경쟁력을 높이는 지원도 병행된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코스피·코스닥 활성화와 시장 가치 제고, 선진 자본시장 도약을 위해서 체질 개선의 필요성이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정 이사장은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규모와 자본시장 규모에 비해 약 2800개의 상장기업은 너무 많다"며 "자본시장 신뢰를 회복하려면 가능한 한 빨리 부실한 좀비기업이 퇴출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