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유통·대리점·가맹 분야의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익명으로 제보할 경우 특정 기업 조사 대신 업계 전반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하도급이나 가맹점 등 사업자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익명으로 불공정 행위를 제보할 경우, 공정위가 해당 기업 조사 대신 업계 전반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한다. 특정 기업 조사 시 제보자가 특정돼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유통·대리점·가맹 분야의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익명제보센터 운영 강화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19일 대통령이 "거래 단절 우려로 신고가 어려운 중소기업의 제보를 익명성을 보호하며 포괄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금까지 수급사업자나 가맹점주들은 피해를 보고도 '신원 노출에 따른 보복'이나 '거래 단절'이 두려워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공정위가 IP 주소 추적이 불가능한 익명제보센터를 운영해왔지만 제보 내용이 구체적일수록 피조사 기업이 제보자를 유추해 낼 가능성이 컸다.

공정위는 조사 방식을 변경하기로 했다. 특정 기업에 대한 제보가 접수되면 해당 기업만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업계 전반을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피제보 기업은 조사가 제보에 의한 것인지, 공정위의 직권조사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공정위 측은 지난해 12월 가맹본부 관련 조사 당시 이 방식을 시범 적용해 유사 사례를 추가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절차와 인력도 개편된다. 제보 접수 후 조사 착수 여부 검토 주기를 기존 1개월에서 2주 단위로 단축한다. 분야별 1명이었던 제보 분석 인력은 향후 조직개편에 맞춰 분야별 최대 5인 규모의 '익명제보 전담조사팀'으로 확대한다. 관리 책임자는 기존 국장급에서 조사관리관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등 유관 단체 및 분야별 옴부즈만과 연계해 불공정 거래 정보를 수집하고 반복되는 위반 행위는 제도 개선으로 연계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강화 방안을 통해 보복이 두려워 숨죽였던 '을'들의 제보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구조적이고 반복적인 불공정 관행을 차단하고 법 집행의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하도급·가맹 등 분야에서 신고를 이유로 보복 조치를 할 경우 과징금뿐만 아니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의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