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3%대 중반까지 오르면서 카드업계의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계산 후 신용카드를 건네받는 모습./사진=뉴시스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3%대 중반까지 오르면서 카드업계의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조달비용 증가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카드론 금리 인상과 카드 혜택 축소 등 소비자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여전채 금리(3년물·AA+ 기준)는 3.579%를 기록했다. 여전채 금리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때 5% 중반까지 치솟았다가 2025년 2분기 2.7%대까지 내려오며 안정되는 듯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장 분위기를 바꾼 건 기준금리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했고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관련 문구를 삭제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당분간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했고 여전채 금리도 3%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는 가맹점에 결제대금을 먼저 지급한 뒤 소비자에게서 대금을 회수하는 구조여서 매달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포함한 전반적인 영업 자금 역시 여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전체 자금 조달의 70% 이상을 여전채 발행에 의존하고 있어 여전채 금리 상승은 곧바로 이자비용 증가와 수익성 압박으로 이어진다.

실제 비용 부담은 지표로 확인된다. 2025년 3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누적 이자비용은 3조5409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262억원) 대비 3.35%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조달비용과 부담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성에 대한 압박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조달비용 상승은 카드론 금리에도 영향을 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 7곳의 카드론 조달금리는 2025년 10월 연 2.79~2.99%에서 2026년 1월 연 3.42~3.68%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카드론 운영금리 평균도 13%대 중반에서 14% 안팎으로 올랐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KCB 기준) 차주의 카드론 평균 운영금리는 2025년 10월 평균 연 17.15%에서 2026년 1월 평균 연 17.31%로 상승해 중·저신용 차주의 부담이 더 민감하게 늘어나는 흐름도 확인된다.


카드사들은 국내 여전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조달 창구를 넓히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2000만달러(약 294억원) 규모의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롯데카드는 3억달러 규모의 ESG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고 통화·금리 스와프 계약을 병행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조달 수단을 늘려도 전체 조달에서 비중이 큰 국내 여전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추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전채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이 카드사 경영 전반을 압박하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조달비용이 늘어나면 수익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이는 카드론 금리 조정이나 마케팅 비용 축소 등 보수적인 경영 전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이 같은 비용 압박은 금융소비자 부담으로도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무이자 할부 축소, 캐시백·적립 혜택 조정, 고혜택 카드 단종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조달비용 상승이 카드사와 소비자 모두에 부담을 주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카드사로서는 비용 관리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며 "조달비용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 혜택 축소나 금리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