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토지거래허가(거주 목적의 주택 매수만 허가하는 제도) 심사 기간과 잔금 일정 등을 고려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임차인 거주 주택에 한해, 매수인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차인의 계약 잔여 기간에 따라 양도세 중과 기준 시점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 문에는 '급매' 문구가 붙은 광고가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다만 예상보다 많은 문의 전화가 걸려오진 않았다.
개포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직까지 다주택자들이 서둘러서 매물을 내놓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아직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예비 매수자들은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개포동 대표 단지 '개포 래미안포레스트'(2296가구·2020년 입주)는 지난달 19일 전용 84㎡가 36억원(6층)에 거래됐는데 현재는 34억~35억원에 매물이 게시됐다. 다만 해당 매물은 절세 급매라는 게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개포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34억 매물은 매도자의 개인 사정으로 나온 물량"이라며 "양도세 중과를 의식한 급매는 아직까진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3월 이후부터 양도세 절세를 목적으로 대거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2018년 입주)는 전용 49㎡ 고층 매물의 호가가 24억5000만원에서 23억5000만원으로 1억원가량 내렸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
토허제·임차인 벽에 막힌 거래… 급매보다 관망━
하지만 매도 의지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거래가 성사되기는 쉽지 않은 조건이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은 계약 만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매수인은 계약 후 4개월 내 전입해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있는데 임대차 계약기간이 남은 경우 퇴거 협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개포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려면 임대차 만기 시점과 잔금 시점을 맞춰야 해 쉽지 않다"며 "최근에는 임차인에게 퇴거 부탁을 하고 이사비 1억원 이상을 지원해 매도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일부 매물이 나올 수 있겠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구조 장벽이 너무 크다"며 "5월 9일 이후에 매도 자체를 포기해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