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을 돕기 위해 명절 전 조기 대금 지급에 나섰다. /그래픽=챗GPT 생성이미지
재계가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고금리와 내수 둔화로 자금 운용력이 떨어진데다 명절을 앞두고 상여금과 월급 지급 등으로 발생하는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7300억원 규모의 물품 대금을 회사별 최대 18일 앞당겨 지급했다.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12개 관계사가 참여했다.

삼성그룹 17개 관계사는 임직원 대상 온·오프라인 장터도 운영하고 있다. 전국 특산품과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생산 제품 등을 '설맞이 온라인 장터'에서 판매해 내수 경기 활성화를 지원한다. 해당 장터는 2월 중순까지 운영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6000여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2조768억원을 최대 12일 앞당겨 집행했다. 자동차 산업 특성상 협력사 범위가 넓은 점을 고려해 1차 협력사도 2·3차 협력사에 대금을 조기 지불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자금이 상위 협력사에만 머무르지 않고 하위 협력사까지 흘러가도록 유도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유동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LG그룹은 8개 계열사가 참여해 약 6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납품 대금을 최대 2주 먼저 지급했다. 참여 계열사는 LG전자·LG이노텍·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LG유플러스·LG CNS·D&O 등이다.

LG는 협력사에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상생협력펀드와 상생 결제, 직접 대출 등을 통해 협력사가 무이자 혹은 저금리로 대출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LG전자의 펀드는 2023년 1000억원 규모로 조성돼 현재는 3000억원까지 확대됐다. LG이노텍은 143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LG화학은 2060억원 규모의 ESG·상생펀드를 운영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1500억원 규모 투자지원펀드를 통해 협력사를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그룹도 총 4216억원 규모의 거래 대금을 최대 20일 앞당겨 지급했다. 포스코와 포스코플로우는 지난 13일까지 총 3300억 원을 조기 지급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당초 13~24일 지급 예정이던 916억원을 지난 12일 전액 현금으로 일괄 지급했다.

한화그룹은 협력사 대금 약 1790억원을 설 명절 전 조기 지급했다. 계열사별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745억원, 한화오션 553억원, 한화 건설부문 117억원 등이다.

SK그룹에선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함께 중소 협력사에 1120억원 규모의 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3주 앞당겼다. 대상은 네트워크 공사·유지보수·서비스 용역 등을 담당하는 500여개 협력사와 250여개 유통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 명절 전후는 협력사의 인건비 지급과 원자재 대금 결제가 집중되는 시기"라며 "대기업의 조기 집행은 단기 자금 부담 완화뿐 아니라 협력사 경영 안정에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