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정책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진행된 미디어 브리핑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 온 상호관세 정책이 미궁 속에 빠졌다. 현지 연방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린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에 근거해 글로벌 관세 부과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한국 바이오업계의 경우 선제 대응을 통해 관련 영향을 최소화할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조치는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대통령의 행정명령만으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반되고 IEEPA에 관세 부과 권한을 위임한 조항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국가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반발했다. 관세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는 24일 오전 0시1분(한국시 오후 2시1분)부터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등을 활용해 상호관세를 대체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추가 관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껏 여러 차례 의약품 관세를 언급한 점을 감안,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선 덕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 소재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올 1분기 마칠 계획이다. 해당 시설은 총 6만리터 규모 원료의약품 생산공장으로 임상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다양한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락빌 공장 인수 후 생산능력을 최대 10만리터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생산시설 인수는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관측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영위하는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은 일반적으로 고객사가 관세를 부담한다. CDMO 기업은 애초에 직접 수출하는 기업보다 비교적 관세 영향을 덜 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공장 인수는 향후 고객사의 관세 공동 부담 요구 가능성에 대응하고 현지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 갈지 일단 지켜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도 미국 관세 대응 절차를 미리 밟아왔다. 지난해 말 6만6000리터 규모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생산시설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올해 초 해당 시설을 본격 개소했다. 2년 치 공급 물량을 미리 미국에 옮겨놓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추가 투자를 통해 브랜치버그 공장 생산 규모를 13만2000리터까지 확대하고 CDMO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미 미국 현지 생산공장을 확보하는 등 중장기 대책까지 완벽히 마련한 상태"라며 "앞으로도 관세 관련 어떠한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없도록 철저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