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을 '부동산·고금리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중소·중견기업과 개인사업자,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기관으로 재정립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자 업계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사진은 저축은행 로고./사진= 저축은행중앙회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을 '부동산·고금리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중소·중견기업과 개인사업자,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기관으로 재정립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자 업계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금융공급 대상 확대와 영업규제 완화가 대대적으로 이뤄진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영업권역 규제 등 일부 구조적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반응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생산적 금융 전환과 영업행위 규제 합리화, 건전성·지배구조 규제 정비를 병행하는 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고금리 가계대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금융과 지역·서민금융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업대출 확대다. 상호저축은행의 금융공급 대상을 중견기업까지 넓히고 영업구역 내 여신비율 산정 시 중견기업 대출을 인정하기로 했다. 개인사업자에 대해서도 신용대출 온투업 연계투자를 허용하고 사잇돌대출 신설을 검토하는 등 자금 공급 채널을 다양화한다. 예대율 산정체계 역시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출에 차등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손질한다.


영업행위 규제도 일부 완화된다. 비상장 주식 보유한도 확대와 함께 일정 요건을 갖춘 대형 저축은행에는 직불·선불 전자지급수단 취급이 허용된다. 동시에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에는 은행 수준의 자본비율 산정 방식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완충자본 제도를 신설하는 등 건전성 관리 체계는 한층 강화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부동산 경기 변동과 업권 내 양극화 등을 감안하면 이제는 생존과 성장을 위한 구조적 전환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단기 수익에 치우친 영업 구조에서 벗어나 실물경제와 지역사회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생산적 금융 전환과 규제 합리화는 건전한 경영 기반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이례적인 전방위 규제 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부분적인 조정은 있었지만 여러 영역을 한꺼번에 완화한 것은 거의 처음"이라며 "규제 완화는 그 자체로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견기업까지 업무 범위가 확대된 점은 영업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업권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온 영업권역 완화나 중금리 대출 관련 규제 문제는 이번 방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영업권역 규제는 현행 법 체계에 명시돼 있어 단기간에 조정하기 쉽지 않은 사안이다. 중금리 대출의 가계대출 규제 제외 역시 전 금융권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제 체계와 맞물려 있어 특정 업권만 완화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해당 사안들은 업권 차원에서 꾸준히 제기돼온 부분이지만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이번 방안이 전반적인 방향 전환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완화와 강화가 함께 가는 만큼 업계도 책임 있는 영업과 건전성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저축은행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